“엔비디아 GPU 26만장 확보”…한국, AI 인프라 대전환 선언

정부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이상을 확보, 국내 AI 혁신의 교두보를 마련한다. 공공 분야에는 약 5만장을, 삼성전자·현대자동차·네이버 등 민간 기업에는 20만장 이상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AI 인프라 확충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산업구조 재편의 가속화, 스타트업 성장 지원, 글로벌 협력이 함께 본격화되는 국면으로, 업계는 이번 공급이 ‘AI 패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인프라 확보기반을 주축으로 엔비디아·국내 대표 기업들과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31일 공개했다. 엔비디아 최신 GPU 확보량은 26만장 이상이며, 공공 부문에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등에 우선 투입한다. 민간에는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 제조·플랫폼 선도기업이 AI 특화모델과 산업혁신에 활용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엔비디아, 과기정통부 3자는 피지컬 AI 산업 육성,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스마트제조 및 로보틱스 기술 공동개발, 최신 GPU 투자를 포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엔비디아와 현대차그룹은 AI 인프라 구축·연구 협력을 강화, 정부는 정책적·행정적 지원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국내 피지컬 AI 신시장 개척과 산업 전반의 역량 고도화, 전문 인재 양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도 본격화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엔비디아가 공동 주관하는 ‘엔업(N-UP)’ 프로그램을 통해 AI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2020년 이후 누적 151개사가 지원받았고, 2026년에는 규모와 핵심 지원분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기관 협력도 강화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주축 CoE(전문가 조직)가 출범, 슈퍼컴퓨터 6호기(한강)와 양자컴퓨팅, AI 파운데이션모델 공동개발, GPU 가속기반 기초과학 연구 등 첨단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통신 3사와 연세대, ETRI 등은 엔비디아와 ‘지능형 기지국(AI-RAN)’ 시대의 공동연구에 착수, 통신·컴퓨팅 융합형 피지컬 AI 혁신이 기대된다. AI-RAN 도입으로 네트워크 에너지 효율성과 서비스 확장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 손잡고 국내 최초 ‘제조 AI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및 아시아 권역 AI 기업주도 클라우드 구축을 발표했다. 스타트업·공공기관에 개방, 제조 맞춤형 AI 디자인·시뮬레이션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네이버는 AI 및 클라우드 역량으로 모빌리티 등 국가 전략산업 고도화에 나선다.

엔비디아의 글로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역량과 국내 연구·산업계의 AI 활용력이 맞물리면서, AI 인프라 투자와 생태계 전반에 근본적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AI 강국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대규모 GPU 확보와 피지컬 AI 전략은 국가 AI 허브로의 도약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데이터센터·AI 클라우드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 실행과정에서 제도적 대응도 병행된다.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에너지, 환경, 규제 이슈, GPU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역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는 “AI는 산업의 뿌리를 바꿀 열쇠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AI 인재·기술·인프라를 집중 육성해,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국가로 도약하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GPU 투자와 민·관 협력의 실행력에 따라,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