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m81 신기록 탄생”…박시훈, 포환던지기 결승→남고부 절대강자 증명
느린 호흡과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이 빚어낸 찰나의 집중, 이어진 박시훈의 투척은 관중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포환이 힘차게 날아가 정선종합운동장에 19m81의 궤적으로 꽂히는 순간, 숨겨온 열정과 긴장이 모두 터져 나오는 듯했다. 살아있는 기록의 현장, 박시훈은 다시 한 번 자신의 한계를 가볍게 넘어섰다.
22일 강원 정선에서 열린 제79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20세 미만 남자부 포환던지기 결선에서 박시훈은 19m81의 대기록으로 우승을 품에 안았다. 지난달 세웠던 19m70을 한 달 만에 11cm 더 늘리며, 남고부뿐 아니라 모든 부별 신기록을 11차례나 바꾼 특별함이 빛났다. 금오고를 대표하는 박시훈의 도전은 처음부터 느린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결정적인 순간 폭발력을 뽐내며 정점을 향했다.

결선 내내 치열했던 승부는 경쟁자 원찬우가 15m18에 그치며 자연스레 박시훈에게 기울었다. 경기 뒤 박시훈은 “20m를 기대했지만 파울이 나와 아쉽다. 상승세를 확인한 만큼 더 높은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육상 관계자 역시 “계속되는 기록경신이 희소식”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장의 열기는 남고부 포환의 반전에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남자 100m에서는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10초38로 결승선을 가르며 복귀 후 또 한 번의 정상 등극을 알렸다. 이어 김정윤이 10초42, 박원진이 10초465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버팀목 선수가 바뀌는 흐름은 400m에서도 재현됐다. 김서윤은 여자 400m 결선에서 54초80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남자 400m에서는 신민규가 45초75로 정상을 차지했다. 기록 잔치가 쏟아진 전국육상선수권 현장은 각자의 ‘성장’이 곧 드라마가 돼 관중들의 박수를 이끌었다.
박시훈이 보여준 가능성은 여름 시즌을 통틀어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암시하고 있다. 남은 전국체전 등 대회마다 다시 쓰일 기록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예측조차 쉽지 않은 시간. 누군가에게는 본능의 무게만큼, 다른 이에게는 승부의 의미만큼 깊은 사유가 손에 잡혔다.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는 계절 내내 이어질 뜨거운 호흡 속에서 6월 22일 강원 정선에서 그 진가를 다시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