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에 쏠린 시선”…서울 도심서 찬반 집회 격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두고 서울 도심이 들끓었다. 찬반 양 진영이 거리에서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며, 미국과의 동맹·투자 등 외교 현안을 둘러싼 민심이 고조됐다. 이날 집회는 각 단체의 요구와 구호, 그리고 향후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29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앞에서는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중공아웃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트럼프 환영, 시진핑 규탄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한국과 함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 적힌 현수막과 애드벌룬을 내걸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한민호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말로만 한미동맹을 중시한다 하고 실제로는 은근히 중국 편을 든다”며 “한미동맹 강화를 실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민호 대표는 한미동맹의 실질적인 이행을 거듭 강조하며, 트럼프 방한이 양국 관계에 긍정적 신호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종로구 의정부터 발굴 현장 인근에선 진보성향 단체와 국민주권당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며,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대미 투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주권당은 지난달 4일부터 연이어 반미 집회를 벌이고 있다. 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미국 눈치만 보지 말고, 국민의 삶과 자존을 위해 적극 대응하라”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이 트럼프 방한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며, 각기 다른 대외정책 방향성을 설파하는 가운데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 대선 정국과 맞물린 이번 방한을 계기로 향후 한미관계, 한중관계 등 한국 외교의 균형점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와 정부의 대응이 국내 여론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