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임시정부 요인 피신 도운 미국인에게 건국훈장”…정부, 광복 80주년 맞아 독립유공자 311명 포상
정치

“임시정부 요인 피신 도운 미국인에게 건국훈장”…정부, 광복 80주년 맞아 독립유공자 311명 포상

문수빈 기자
입력

정치적 공로를 둘러싼 인정과 예우의 기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가보훈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독립유공자 311명을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외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물들이 포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가 조명되고 있다.

 

보훈부는 건국훈장 71명(독립장 2명, 애국장 13명, 애족장 56명), 건국포장 22명, 대통령표창 218명 등 총 311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한다. 특히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의 피신을 도운 제랄딘 피치 여사(독립장)는 이번에 건국훈장을 받는다. 그는 1932년 윤봉길 의거 이후 일제 경찰에 쫓기던 김구, 엄항섭, 안공근, 김철 등 임시정부 인사들을 자신의 자택에 숨겨줬다. 이후 피치 여사는 남편 조지 애쉬모어 피치 선교사와 함께 이들의 신분을 중국인으로 위장시켜 상하이 탈출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미국과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이끈 김술근 선생(애족장), 1920년대 만주에서 일본 당국과 싸우다 구속된 김창준 선생(독립장), 조선총독부 독립운동 논의로 체포된 최종유 선생(애족장) 등도 건국훈장을 받는다. 충청남도 청양군 정산면 3·1운동 참여자 정연봉, 이봉식, 최상등 선생에게도 포상이 주어진다. 쿠바 지역에서 독립운동 지원활동을 펼친 안순필 일가 6명은 대통령표창 대상이다.

 

포상 절차 또한 강화됐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당국은 “재판판결문, 수형기록 등 객관적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포상을 결정했다”며 “특히 충남 청양군 정산면 3·1운동 참여자 62명 역시 범죄인명부 등 자료 추가 발굴로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1948년 이후 광복절을 포함해 총 1만8천569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했다. 건국훈장 1만1천889명, 건국포장 1천562명, 대통령표창 5천118명 등이다. 이번 포상은 광복 80주년이라는 상징적 시점에서 국민 통합과 역사 인식을 강화하는 계기로 분석된다.

 

이날 정부의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희생과 헌신에 대한 국가적 보답’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일부 유족단체 및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포상 독립운동가와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료 발굴과 포상 기준을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정부#제랄딘피치#독립유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