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비만신약 적응증 확대”…한미약품, 당뇨병 치료 3상 본격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신약이 대사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SGLT2 저해제 병용 3상 임상 진입을 통해 당뇨병 치료 적응증 확대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시도를 “국산 대사질환 통합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한미약품은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에페글레나타이드·SGLT2 저해제·메트포르민 3제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계획을 공식 제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지속형 펩타이드 설계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치료제다.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돼 당뇨치료제로 개발됐으나, 2020년 권리 반환 이후 한미약품이 국내 적응증을 비만, 대사질환 영역으로 본격 확대해 왔다.

이번 3상은 기존 단일제 수준을 넘어 복합 대사질환 환자를 겨냥, 혈당·체중·심혈관 등 다각적 지표 개선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한미약품은 실제로 6000명 규모 글로벌 3상에 이어, 국내 성인 비만환자 448명 대상으로 한 3상도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새롭게 추진하는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 병용 3상은 “국산 혁신신약이 당뇨와 비만 경계 없이 통합 치료 영역에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속한 GLP-1 작용제 계열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사질환 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오젬픽, 위고비) 등 글로벌 사의 대조군 임상 결과, 체중감소·심혈관계 위험 감소 등 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이번 한미약품의 SGLT2/MET 병용 3상은 복합 대사질환 환자에 대한 실제 활용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국내 기업으로는 이례적 도전으로 꼽힌다.
향후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 상용화에는 식약처 기준 외에도 보험·의료비 정책, 데이터 기반 관리와 같은 규제 환경도 관건이다. 미국·유럽에서는 이미 GLP-1 계열 치료제의 재정·급여 적용, 복합 진단·관리 플랫폼 연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김나영 전무는 “비만을 넘어 심혈관·신장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치료영역이 확장되는 혁신 잠재력이 확인되고 있다”며 “3상 임상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비만 3상은 올해 하반기 마무리,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가 목표로 잡혔다. 업계는 한미약품이 평택 스마트플랜트를 앞세워 생산 경쟁력을 품는 동시에, 글로벌 대사질환 제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