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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긴장 고조”…정부 신중 대응 기조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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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국 국방망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정부와 군은 신중한 입장만 내놓으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평양시 역포구역 일대에서 신형 극초음속비행체 두 발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약 400km였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350km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미사일의 종류와 제원이 공식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이달 초 무장장비전시회에서 공개됐던 신형 ‘화성-11마’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화성-11마는 비행체 형태의 글라이더형 극초음속 활공체로, KN-23의 발사체 기반에 마하 5 이상 속도와 저고도 변칙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역시 "공개된 미사일의 외형과 전시회에서의 공개 내용을 종합할 때 화성-11마로 추정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이 주장한 활공비행이나 변칙 기동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적만 보였다”며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보여야 할 활공 및 회피기동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석락 공군참모총장도 "극초음속 화성-11마 미사일인지 여부는 아직 평가 중"이라고 국정감사 자리에서 밝혔다.

 

한편, 주요국 및 국제기구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한미군은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고, 미국 국방부와 유럽연합도 북한에 대한 규탄 입장을 나란히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당국은 추가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혔으며, 북한의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 실전 배치 여부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진단하면서도, "한미 연합훈련과 국제행사 일정 등을 염두에 둔 대남 메시지 성격이 있다"고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사거리가 경주까지 도달한다는 점에서 긴장 고조 및 존재감 과시 목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의 로우키 대응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신뢰회복·긴장완화 기조와 연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두고 신중론과 강경론이 엇갈리며 공방이 이어졌다. 정부는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국제사회와 공조 대응 강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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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화성-11마#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