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신천지 논란에서 탄핵 갈등까지”…국민의힘, 내홍 심화 속 지지율 급락
정치

“신천지 논란에서 탄핵 갈등까지”…국민의힘, 내홍 심화 속 지지율 급락

문경원 기자
입력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계파 대립과 극우성향 인사 입당 논란, 그리고 신천지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이 중첩되며 국민의힘이 내홍의 중심에 섰다. 당 지도부 교체가 예고된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 대표와 현역 의원 간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지율마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정치권 격랑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권성동 의원을 겨냥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권 의원이 신천지와 통일교 등 종교집단 수십만명을 집단 당원으로 가입시킨 것이 윤 전 대통령 압승의 배경"이라고 주장하면서 본격화됐다. 홍 전 시장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강조했고, 권 의원은 즉각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재차 "윤 전 대통령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막아준 은혜를 신도 10여만명 책임당원 가입으로 갚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반박하면서 불씨를 키웠다.

이와 같은 거친 설전이 격화되자 당 지도부는 “신천지가 가입했다는 증거가 없다. 단지 이만희 말에만 의존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2021년 당시 민주당은 책임당원이 40만명 늘었고 우리 당은 26만명 늘었다"며 "민주당이 우리보다 더 늘어났다"고 반박했다. 당 핵심 관계자들 역시 "홍 전 시장이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당 내홍이 지지율 하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결정할 주요 당권 주자들은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 구도로 진영을 확실하게 나누고 있다. 반탄파 장동혁 의원은 전한길 씨 등 극우 유튜버들이 주최하는 후보자 토론 방송에 출연할 예정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출연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탄핵 찬성 세력인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당의 혁신과 쇄신을 내세우며 ‘반탄파’와 세력 대결 구도를 이어간다.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김문수 전 장관의 거취 표명을 요구한다"며 장동혁 의원의 극우 방송 출연에 대해 "계엄에 대한 입장조차 부적절한데, 출연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측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 규합에 나서며 전대 국면의 충돌 양상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지지율 하락은 수치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24~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명을 토대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4.6%)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로 더불어민주당 50.8%에 비해 20%포인트 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들어 30% 선이 무너진 뒤 2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전국 1천1명을 대상으로 21~2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7%까지 저락하며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현 당명으로 바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홍준표 전 시장의 주장은 "추적이 어렵고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충돌 양상이 깊어지면서 당내 혼란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야당 및 정치권 일각에서도 “계열 간 신뢰 붕괴가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정치권은 이날 국민의힘 전대를 앞두고 계파 갈등과 종교집단 관련 의혹, 지지율 침체까지 겹치며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달 전당대회 이후 당 재정비와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문경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국민의힘#홍준표#신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