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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모사드, 이란 핵심 타격의 날”…중동 긴장 재점화→세계 정보전 판도 흔드나
국제

“이스라엘 모사드, 이란 핵심 타격의 날”…중동 긴장 재점화→세계 정보전 판도 흔드나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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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숨막히는 긴장 속에서, 중동의 밤은 전율로 얼어붙었다. 수년간 어둠 속에서 조용히 준비된 첩보 작전과 정밀한 침투의 흔적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사드의 집요한 의지와 정보력의 산물이었다.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세밀한 무기 밀반입과 자폭 드론 기지의 은밀한 건설, 그리고 드론의 무수한 날갯짓 아래 희미해진 이란의 안보망—이 모든 조각들이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란 이름 아래 하나의 서사로 엮였다.

 

이번 ‘일어서는 사자’ 작전은 모사드가 이란 영토 깊숙이 드론과 정밀 무기를 수차례 밀반입하며 오랜 준비 끝에 시작됐다. 테헤란 인근에서 기습적으로 일제히 움직인 자폭 드론들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골람알리 라시드 대공방어부대 사령관 등 이란 권력의 중심을 가차 없이 강타했다. 이와 함께 이란 핵 과학자 최소 6명, 방위 기술자들까지 그 밤의 희생자가 됐다. 이스라엘은 작전 목표 대부분의 위치를 사전에 정확히 포착했으며, 심지어 상대 자택 침실까지 드론이 침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 /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건물 /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단지 드론뿐 아니라 정밀 유도무기까지 밀반입해 이란의 방공망을 침묵시켰다. 테헤란 근교에 건설된 자폭 드론 기지는 마치 그늘 같은 존재로 이란 미사일 발사대를 꿰뚫었고, 모사드가 설계한 작전 지도 위엔 한 치의 오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러한 작전 방식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심장부를 흔들었던 이른바 ‘거미줄 작전’을 연상케 하며, 현대 정보전의 새로운 전형을 그렸다.

 

모사드 측은 ‘요인 암살’이야말로 상징적인 개시점이었다고 전했다. 드론을 이용한 타격은 고층 빌라 내부에서조차 이뤄졌으며, 대상자의 일상과 이동 동선이 빈틈없이 꿰뚫렸다. 더 심오한 공포는 모사드가 2선 지휘관들에게까지 직접 ‘다음은 당신 차례일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경고는 문틈 편지, 익명 전화, 배우자 연락망 등 다층적 방식으로 집요하게 전달되었고, 그 파장은 군 내부 깊숙이 메아리쳤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이번 작전에서 150개 이상의 전략 목표를 정밀하게 타격했고, 드론과 전투기를 포함해 200대가 넘는 항공 전력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작전 동영상을 전 세계에 전격 공개하며, 아무런 저항 없이 이란 주요 미사일 기지에 접근하는 모습이 투명하게 드러났다. 세계가 이 장면 앞에서 긴장하며 숨을 죽였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는 모사드가 극비 작전임에도 영상을 과감히 공개한 전례 없는 행보라 짚었다. 정보기관의 그림자는 이란 내에 깊이 뿌리내린 듯 보이고, 국제 질서 속 정보전의 새 지평이 열렸음을 암시한다. 한 연구원은 "모사드는 이란을 오래 전부터 놀이의 무대로 삼았다"고 냉소적으로 평했다.

 

이스라엘 특공부대와 보안 당국은, 이란 경계를 유린한 이번 작전이 모사드의 압도적 정보 수집 능력 없인 불가능했다고 자평한다. 본격적인 공격에서 알리 바크오이 카리미, 만수르 아스가리, 사이드 바르지 등 이란 핵개발 주역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이스라엘은 핵 과학자 9명, 군 지휘관 3명의 사망을 공표했고, 군사적 지도 체계에 크나큰 균열이 생긴 셈이다.

 

이 여운이 걷히기도 전에, 유엔 이란 대표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희생자가 78명, 부상자가 32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충격에 휩싸인 이란은 즉각 다수의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을 응수했고, 텔아비브 도심에까지 폭격의 흔적이 남았다.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으나, 최소 한 발은 군 거점에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긴장 완화의 실마리 대신 보복의 수순과 사상자 명단만이 계속 쌓이고 있다.

 

이번 모사드 공세는 2020년 이란 핵 과학자 암살, 2022년과 2024년 혁명수비대(IRGC) 장교 제거, 헤즈볼라 통신망 파괴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축적된 정보전 능력이 집대성된 결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내부 정밀침투와 전방위 군사적 역량을 공공연히 드러냈고, 모사드는 앞으로도 이란 보안 체계를 끊임없이 압박할 채비를 갖췄다.

 

중동 정세의 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침묵과 경계, 그리고 점증하는 불안 속에서 그 여운을 지켜보고 있다. 국가 간 경계마저 무의미한 정보전의 새 물결 아래, 중동 하늘은 한층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침잠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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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이란#이스라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