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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 K-콘텐츠 확장 새 모델”…글로벌 협업 생태계 주도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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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이 K-콘텐츠 산업의 대표적 글로벌 성공 사례로 재조명되고 있다. 완성된 작품 수출을 넘어 창작자와 이용자가 함께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는 ‘플랫폼형 문화’로 진화하면서 국내외 산업 구조에 파급력이 주목된다. 산업계와 학계는 웹툰의 플랫폼 기반 글로벌화가 K-콘텐츠의 확장성과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해석한다. 업계는 혁신적인 플랫폼 전략이 ‘디지털 창작 생태계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소은 부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방송학회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2일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웹툰은 완성된 작품을 내보내는 산업이 아닌, 창작·유통·소비·IP(지식재산) 사업화를 아우르는 시스템 확장이라는 점에서 플랫폼의 글로벌화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의 웹툰 서비스는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수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K-콘텐츠 중 가장 뚜렷한 글로벌 성과를 보이고 있다.

웹툰 플랫폼의 기술적 핵심은 ‘디지털 네이티브’ 형식에 있다. 즉, 전통 만화 유통 구조와 달리 창작·유통·소비·IP 사업화가 하나의 디지털 시스템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지며, 이용자 피드백·AI 추천·자동 번역 등 IT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특히 미국·일본 등 만화 산업이 흥성한 국가에서는 권(卷) 단위 만화를 단편적 스낵컬처(간편 소비 콘텐츠)로 전환하고, 현지 창작자와 협업해 새로운 독자층을 개척했다.

 

시장별 맞춤 전략도 글로벌 확대를 견인했다. 일본에서는 모바일 구독 모델을 정착시키고, 미국은 마블·DC의 집중 시장에서 여성·서사 중심 웹툰 등 틈새 콘텐츠로 승부수를 뒀다. 반면 태국·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창작자 교육, 독자 커뮤니티 육성, 로컬 IP 발굴 방식을 통해 시장 자체를 성장시켰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력, 인기 웹툰을 영상화하거나 마블·스타워즈 IP 웹툰 버전을 제작하는 등 IP 기반 협업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만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웹툰 플랫폼의 성장 구조는 일본과 미국 기존 만화 플랫폼 업체들과 차별화된 ‘네이티브 플랫폼’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웹코믹스, 일본의 망가플랫폼에 비해 웹툰은 모바일 특화, 상호작용형 추천, 글로벌 창작자 참여 등에서 우위를 확보해왔다. 최근 플랫폼별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기능이 통합되며, 기존 만화 시장은 참여형·개방형 생태계로 전환 중이다.

 

다만 국가별 법제나 저작권, 불법 유통 방지 등 규제적 쟁점도 부각되고 있다. 교수는 “플랫폼이 단순 수출 통로가 아니라 디지털 생태계의 설계자 역할을 하려면, 현지 법·문화 적응 및 안정적 창작 환경 지원이 정책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웹툰이 국가 간 창작 생태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다양성을 촉진하는 디지털 문화의 매개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전략의 유연성과 협업 네트워크 확장은 K-콘텐츠의 지속 성장 조건이 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플랫폼 기반 글로벌화가 웹툰 시장뿐 아니라 디지털 문화 산업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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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네이버웹툰#글로벌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