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법정 육성에 하이브 흔들림”…260억 갈등→진실 공방 신경전 심화
밝은 법정 안,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단호한 표정이 깊은 침묵을 가르고 있었다. 하이브와 맞서며 손에 쥔 260억 상당의 풋옵션, 그 이면에는 해결될 줄 모르는 신뢰와 의혹이 교차했고, 뉴진스를 둘러싼 지난 날의 협업 역시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번져갔다. 하이브와 민희진, 두 이름 사이에 동행했던 시간들은 이제 치열한 법정 신경전으로 변해버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변론기일은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희진 전 대표의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이 맞물리며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하이브의 정진수 최고법률책임자는 민희진 전 대표가 계약 변경을 빌미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아일릿을 둘러싼 음반 사재기, 표절 의혹도 공개적으로 제기하였고, 뉴진스 소속 멤버들이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배경에도 민희진의 지시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본에서 투자자를 접촉하며, 뉴진스의 전속계약 관련 소송에서 이길 것이라는 법률 자문서를 번역해 투자자에게 내보였다는 구체적 주장까지 동원했다.

이와 맞선 민희진 전 대표의 해명 역시 강도 높았다. 아일릿 표절 의혹은 자신이 먼저 언급했다기보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불거진 사회적 이슈라고 선을 그었고, 일본 투자자 접촉설도 실체 없는 풍문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하이브 측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전부 제출하라’며 허구에 가까운 이야기, 막장드라마 같은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맞섰다. 이번 소송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닌, 자신에 대한 의도적인 축출 시도임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현장을 묵직하게 울렸다.
한 치 양보 없는 진술과 반박, 쏟아지는 의혹 속에서 재판부는 진실을 좇기 위한 또 한 번의 당사자신문을 오는 11월 27일 진행하기로 예고했다. 뉴진스를 비롯한 K-팝 산업 내 주요 인물들의 감정과 이해관계가 얽힌 이번 소송은 12월 18일 예정된 변론 종결 전까지 긴장감 속에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