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턱 아쉬운 막판 추격”…김아림, 마지막 라운드 질주→AIG 여자오픈 개인 최고 성적
영국 웨일스 로열 포스콜 골프클럽의 마지막 18번 홀, 흐트러진 바람 사이로 김아림의 샷이 관중의 맥박과 맞물렸다. 존중과 긴장이 교차한 무대, 김아림은 5개의 버디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다. 챔피언조에서 끝까지 흔들림 없이 경쟁한 김아림은 하루 동안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4위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AIG 여자오픈(총상금 975만달러)은 규모부터 경기력까지 세계 최고 무대를 입증했다. 김아림은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 초반 2번 홀에서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이내 이어진 보기에서 선두 경쟁이 치열해졌다. 8번과 9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야마시타 미유와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김아림은 13번 홀에서 버디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으나, 14번과 15번 홀에서 연속해 보기를 적어내며 우승권에서 한 발 뒤처졌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이글 직전의 공격적인 샷으로 버디를 잡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온 상승세를 이번 대회에서도 입증하며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6개월 만에 주요 무대 톱10에 복귀했다.
우승은 신예 야마시타 미유에게 돌아갔다. 야마시타 미유는 최종일 2언더파 70타로 합계 11언더파를 기록해 LPGA 투어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13승을 쌓은 데 이어, LPGA 데뷔 16번째 대회 만에 이룬 메이저 첫 승은 더욱 빛났다. 현장 소감에서 야마시타 미유는 “역사적인 순간의 일부가 돼 정말 특별하다”며 깊은 감격을 전했다.
김아림은 이번 성적으로 지난해 US오픈 공동 26위, 셰브런 챔피언십 공동 40위 등 최근 부진을 딛고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김세영과 김효주 역시 공동 13위(2언더파)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작년 챔피언 리디아 고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는 공동 36위에 올랐다. 또한, 이번 대회 결과로 세계랭킹 1위는 지노 티띠꾼이 72주 만에 넬리 코르다를 제치고 탈환했다.
함께 호흡한 관중은 마지막 퍼팅까지 박수와 긴장 어린 침묵을 이어갔다. 김아림은 “날씨가 나빠 실수가 많았으나, 그게 골프의 본질 아니겠나. 오늘로 또 성장한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의미를 전했다.
경기의 마지막 잔상은 봄바람과 함께 남아 있었다. 챔피언조의 뜨거운 추격전과, 승부 뒤에 남겨진 선수들의 얼굴. 김아림의 또 다른 도전은 다음 LPGA 투어 무대에서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