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로 초격차 노린다”…AWS, 7조 추가 투자 선언에 산업 지각변동
AI 시대를 견인할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 지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자회사 AWS가 2031년까지 총 7조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 투자를 공식화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증설과 인재양성 등 전방위 ESG 아젠다를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클라우드 산업 내 글로벌 초격차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9일 AWS 맷 가먼 최고경영자(CEO)는 경주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2031년까지 인천과 경기 일대 신규 AI 데이터센터와 기존 울산 AI 존 등 대형 프로젝트에 50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AWS가 지난 2012년 국내 진출 후 지금까지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2031년까지 누적 투자액은 12조6000억원(약 90억달러)로, 한국 내 역대 해외기업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SK그룹과 협업한 울산 AI 존(Ulsan AI Zone)이 핵심에 포함된다. 울산 AI 존은 오는 2027년 운영을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반 컴퓨팅 자원과 AWS의 AI 서비스(세이지메이커, 베드록 등),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합 제공하는 AI 특화 데이터센터다. 약 40억 달러(5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는 AI 학습·추론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제조·자동차·바이오 등 AI 적용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WS는 인천 서구 산업단지 등에도 대형 데이터센터 부지를 매입하고 건립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과 물리적 데이터 주권, 속도·보안성 제고를 노린 전략적 인프라 확충이자, 국내 인프라를 ‘임차’에서 ‘자체 소유’로 전환함으로써 장기 수익성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AI, 대화형 에이전트, 대형 언어모델(LLM) 서비스 등 폭증하는 국내‧글로벌 AI 서비스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클라우드 시장 내 글로벌 패권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WS는 구글, MS 등과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14개 경제권 전역에 2028년까지 400억달러(57조원) 규모 추가 투자 계획을 병행한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에너지, 환경, 데이터 보완 등 AI 인프라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공공·금융·의료 등 민감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와 AI 데이터 ‘국내 처리’ 요구가 커지면서, 실제 인프라 구축 속도를 두고 글로벌 기업과 토종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관건은 데이터 안전성, 에너지 친환경성, 산업별 맞춤형 인프라 제공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AWS도 AI·클라우드 시대의 ‘데이터 보호와 활용’ 양립을 중시한다고 밝혔으며, 인재 양성 등 사회적 투자 확대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업계 전문가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구축은 클라우드 산업 내 기술‧운영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분기점”이라며, “앞으로 국내 인프라 확충과 규제 대응, 산업 전반의 AI 활용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기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AWS의 투자와 첨단 데이터센터 본격 가동이 IT산업 전반에 미칠 구조적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 규제 환경, 산업 생태계가 맞물리는 접점에서 글로벌 합종연횡 또한 가속화될지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