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동행, 아버지와 딸이 나눈 침묵”…가족의 온기→평범한 하루에 고인 용기

박지수 기자
입력

바람에 흔들리는 들녘을 나란히 걷는 아버지와 딸의 뒷모습은 KBS 1TV ‘동행’의 화면을 천천히 물들였다. 평범함 속에 숨은 가족의 소중함을 따라, 두 사람이 나누는 하루는 말보다 더 깊은 감정의 결을 드러냈다. 딸은 아버지의 굳은 손을 바라보고, 아버지는 걸음을 맞추며 세월을 담은 눈빛으로 응답했다. 서로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 줄 수 있는 위로가, 조용한 미소와 짧은 인사말로 흐르듯 오갔다.

 

방송은 거창한 사건 대신, 밭에서 흐르는 땀방울과 평범한 저녁 식탁의 온기, 그리고 흐린 날 마루에 앉아 잠시 머무는 풍경에 집중했다. 카메라가 깊게 잡은 것은 거칠어진 손과 삼키는 미소, 그리고 우산을 나누어 드는 작은 행동이었다. 어릴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지만, 부녀는 여전히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따뜻하게 웃었다. 세상에 드러내지 못한 마음을, 나란히 길을 걷는 그림자가 묵묵히 안아주었다.

“하늘 아래 함께 걷는 길”…‘동행’ 아빠와 나, 아버지와 딸의 하루→가족의 의미 조명 / KBS
“하늘 아래 함께 걷는 길”…‘동행’ 아빠와 나, 아버지와 딸의 하루→가족의 의미 조명 / KBS

저녁이 내리면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산책길을 함께 걸었다. 그 짧은 걸음마저 특별해 보이는 순간, 시청자는 평범한 하루에 스며든 용기를 알아차렸다. 아버지의 어깨에 내려앉은 세월과 딸의 조용한 애틋함이 어우러진 시간, 무엇보다 소박한 가족의 자리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동행’ 제작진은 부녀가 서로에게 건네는 온기와 응원을 꾸밈없이 담아, 가족이라는 단어가 갖는 넉넉한 품을 섬세하게 비췄다. 담백한 하루의 반복이 오히려 특별한 기억으로 길게 남는다. 진심이 담긴 “오늘도 건강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목소리의 무게는 시청자 마음을 묵직하게 흔들었다.  

KBS 1TV ‘동행’ 제508화 ‘하늘 아래 아빠와 나’는 5월 31일 토요일 저녁 6시 가족애를 주제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박지수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동행#아버지와딸#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