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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압구정 100채 날린 뒤의 미소”…속풀이쇼 동치미서 울림→질긴 삶에 번진 쓸쓸한 고백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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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던 시절을 지나, 심형래는 ‘속풀이쇼 동치미’의 조명 아래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삶을 마주했다. 영화와 광고로 온 국민의 이름 속에 각인되었고, 1990년대 전성기는 압구정 아파트 100채라는 말로 표현될 만큼 화려했다. 그러나 빛나는 그 시간만큼이나, 한때 강인했던 웃음 뒤에는 실패와 후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음을 심형래는 꺼내 보였다.  

 

스튜디오 한복판에서 MC 김용만의 “광고 한 편마다 압구정 아파트 한 채 값이었다는 이야기가 진짜냐”는 질문에 심형래는, 잇따른 사업 실패로 모든 재산을 날렸음을 씁쓸하게 털어놓았다. 정점을 달리던 과거를 떠올리며 지은 미소였지만, 그 뒤편에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아픔이 새겨져 있는 듯 보였다. 이어 심형래는 영화 촬영과 사업에 매진하다 집을 자주 비웠던 일화를 밝히며, 결국 이혼의 아픔을 겪었음을 담담히 전했다.  

“압구정 아파트 100채 날렸다”…심형래, ‘속풀이쇼 동치미’서 웃으며 내비친 이혼 속사정→과거 영광 흔적
“압구정 아파트 100채 날렸다”…심형래, ‘속풀이쇼 동치미’서 웃으며 내비친 이혼 속사정→과거 영광 흔적

가족과의 일상마저 잃을 만큼 몰두했던 예술과 일, 그리고 남겨진 상실. 1992년, 열 살 연하인 김모 씨와 결혼해 딸을 뒀지만, 인생의 바람은 2011년 말 합의 이혼이라는 상처로 돌아왔다. 영화감독으로서 ‘영구’ 시리즈, ‘티라노의 발톱’, ‘용가리’, ‘디워’, ‘라스트 갓파더’ 등 두터운 필모그래피를 쌓았지만, 2013년 두 편의 대작 실패로 179억 원의 빚과 파산선고까지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심형래는 시간이 주는 매정한 갈피마다, 강인한 외면보다 더 깊은 속내를 솔직히 내보였다. 무대 위 휴먼화석 같았던 영광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과 고독,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후회의 흔적이 공존하는 순간이었다. 오랜 시간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한 사람이 어느새 자신의 상처를 조심스레 드러내며, 시청자 마음에 서늘한 잔상을 남겼다.  

 

‘속풀이쇼 동치미’는 24일 오후 11시, 세월과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은 심형래의 목소리와 함께 시청자를 기다린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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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속풀이쇼동치미#압구정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