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만세운동 주역 40인 첫 발굴”…서산시, 독립운동가 예우 강화
지역 독립운동사 복원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충남 서산시와 독립기념관이 협력해 보현산 횃불 만세운동 참가자 등 그동안 기록에서 누락됐던 독립유공자 40명을 처음으로 확인하면서,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의 예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산시는 4일 “운산면 보현산 만세운동에 참여한 지역주민 등 40명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독립기념관 직원 6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주목받은 자료는 1982년 4월에 작성된 ‘수형인명표 폐기목록’이었다. 독립기념관 직원들과 시청 관계자가 해당 문서를 조사한 결과, 당시 만세운동에 동참했다가 보안법 위반죄로 서산경찰서장의 즉결처분을 받은 주민 37명의 실명과 출생연도, 거주지, 형벌 내역 등을 파악했다. 이들은 모두 운산면 태봉리 주민 19명, 용현리 주민 18명으로 확인됐다.

이미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은 주역 이봉하, 허후득, 나상윤, 황군성, 오인탁, 정원백 선생과 달리, 동참했던 일반 주민들이 공식 문헌에서 이름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별도의 문헌조사를 통해 3명의 독립운동가도 추가로 확인돼, 총 40명이 이번에 독립유공 포상 대상자로 국가보훈부에 추천됐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늦게나마 조명이 시작된 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문서고에 잠든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작업이야말로 일제강점기 서민 민초의 항일운동 역사를 복원하는 첫걸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고 그분들의 뜻을 기린 것은 우리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는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독립기념관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독립운동가 발굴과 기록보존,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시는 이번 발굴을 계기로 지역독립운동사 기록사업을 강화하고, 국가보훈부 등 중앙 부처와의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치권 역시 잊힌 독립유공자 예우 확대 논의를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