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무승 침묵 속 충격 결별”…김판곤, 울산 지휘봉 내려놓는다→관중도 등 돌려
10경기 연속 무승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문수경기장, 고요한 침묵 속에 김판곤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담겼다. 두 시즌간 울산 HD를 이끌며 3연패 우승을 일궈냈던 지도자는, 이별의 순간에도 팬들의 환호가 멈춘 텅 빈 관중석을 응시했다. 강렬했던 영광의 시간은 어느새 쓸쓸한 퇴장으로 바뀌었다.
김판곤 감독은 1일 구단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 2025시즌 초반 3연승 뒤 이어진 공식전 10경기(3무 7패) 연속 무승은 경질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특히 K리그1에서 6경기 3무 3패, 코리아컵 8강 광주FC전 패배, 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3연패 등 연이은 부진이 이어졌다.

울산 HD는 3연패의 주인공에서 순식간에 리그 7위로 밀려났고, 상위 스플릿 진출마저 위태로워졌다. 팬들도 응원 보이콧을 선언하며 “김판곤 나가” 구호를 외쳤고, 이는 구단의 경영 및 감독 선임 과정에 전례 없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구단은 1일 공식 발표를 통해 “성적 부진의 책임을 통감하며 김판곤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김판곤 감독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구단의 사전 통보가 전혀 없었다”며 행정적 절차의 불만까지 드러냈다. 그러나 2일 열릴 수원FC전이 그의 고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 감독 후보로는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구단과의 접촉 여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감독 교체 논의 역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수경기장을 메웠던 열정은 서포터스의 침묵 시위와 맞물리며 이별의 정서를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팬들의 슬픔과 감독의 아쉬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온도가 선명하게 엇갈리는 시간이다.
겨울이 오는 듯한 축구장, 그 흔적만이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울산 HD와 수원FC의 경기는 2일 밤 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팬들은 감독의 마지막 경기와 함께, 또 다른 시작을 조용히 지켜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