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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대규모 감원 충격”…컨설팅업계, AI 확산에 인간 일자리 갈림길→경쟁사와 대조적 미래 예고
국제

“맥킨지 대규모 감원 충격”…컨설팅업계, AI 확산에 인간 일자리 갈림길→경쟁사와 대조적 미래 예고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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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비즈니스 성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맥킨지의 사옥에도 인력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내렸다. 십여 년간 멈추지 않았던 성장곡선이, 팬데믹 이후 휘청이며 매서운 현실의 바람 앞에 드디어 꺾인 것이다. 긴 겨울의 한복판을 건너듯, 지난 1년 반 동안 맥킨지는 전체 직원의 10퍼센트, 즉 5,100여 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역사는 10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원이란 문장을 쓰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즈니스 자문 수요가 정점에 달했던 그날들의 기억도, 이내 둔화된 매출 곡선과 어마어마한 법적 합의금 앞에서 무색해졌다. 2023년 초 지원업무 1,400명을 줄인 것을 시작으로, 데이터·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분야별 전문가 400명, 그리고 이례적으로 선정적 성과 평가에 따라 실적이 저조한 컨설턴트들까지 회사를 떠났다. 팬데믹 시기에 3분의 2나 늘렸던 인력이, 회복 탄력 없는 경제와 줄어든 자연퇴사 속에 인위적인 조정 없이 버티기 어려운 국면이었다.

‘맥킨지’ 1년 반 만에 직원 10% 감원…100년 만에 최대 규모
‘맥킨지’ 1년 반 만에 직원 10% 감원…100년 만에 최대 규모

맥킨지의 선택 배경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판매 자문 파문에 따른 16억 달러 합의금 부담도 자리한다. 법적 노이즈와 둔화된 실적이 겹치며, 회사는 역사상 유례없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한편 경쟁사 BCG는 2024년 10퍼센트 매출 신장과 1,000명 인력 순증을 자랑했으며, EY는 인공지능이 인력 감축 없는 생산성 배가의 열쇠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컨설팅업계의 성장 서사는 어느새 급커브와 급제동, 그리고 AI라는 새로운 동력의 흔적으로 뒤덮이고 있다.

 

세계 컨설팅시장은 지금, 극적인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주니어 컨설턴트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인공지능 도입만으로도 경쟁력과 역동성이 우위를 유지하는지 시험대가 된 것이다. 맥킨지는 “여전히 성장세에 있으며, 올해도 신규 컨설턴트 수천 명을 영입할 것”이라 했으나, 올해 연례보고서에서는 매출과 인력 수를 감춘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제업계 시선은 분분하다. 비용 효율화의 바람은 현장 업무와 이직률, 나아가 글로벌 취업 시장 구조에도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첨단기술 경쟁, 그리고 불가피한 인력 재조정의 흐름 속에서, 맥킨지와 그 경쟁사들은 각기 다른 운명을 써 내려가고 있다.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인력이라는 오래된 가치가 교차로에 마주하는 이 순간, 컨설팅업계의 다음 장은 무엇으로 채워질지 주목된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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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bcg#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