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언더파 선전”…임희정,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첫날→3위 출발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3년 만의 우승에 대한 설렘이 스며났다. 그러나 라운드 내내 임희정의 표정에는 침착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첫 홀 보기로 출발했을 때의 무거운 공기는, 곧이어 이어진 연속 버디로 풀리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임희정의 리듬을 따라 조용히 물들어 갔다.
6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에서 펼쳐진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1라운드에서 임희정은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이예원, 이가영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오후 3시 현재 상위권이 촘촘히 엇갈린 가운데, 임희정의 첫날 선전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12억원이 걸려 있어 한 타, 한 타에 보다 섬세한 긴장감이 실렸다. 임희정 역시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이후 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무게가 더해진 터였다. 2019년 시즌 3승,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승씩 추가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던 임희정이지만 최근엔 트로피 획득 소식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오르며 경기 운영과 컨디션을 확실히 끌어올린 임희정에게선 달라진 여유가 묻어났다. 경기 후 임희정은 “첫 홀 보기로 시작했지만 곧바로 버디로 만회할 수 있어 큰 무리 없이 경기를 풀었다”며 “짧은 거리 퍼트 실수가 있었으니 그 부분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스스로 밝힌 변화의 원천은 성장한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예전엔 컨디션에 휘둘렸지만, 이제는 코스 내에서 흐름을 집중해서 이어간다”고 했다. 2022년 교통사고로 체력 저하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예전 몸 상태의 70%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임희정은 “라운드 종료 후에도 몸이 쉽게 나빠지지 않는다, 마지막 날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 목표 역시 현실적이고 단단해졌다. “우승만을 바라봤을 때는 오히려 욕심 때문에 실수가 나왔다. 올해는 톱10, 톱5를 지켜내는 데 중점을 두고 감각을 키우고 싶다”며 내면의 성숙을 내비쳤다. 팬들 역시 한결같은 응원으로 그와 함께 호흡하며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의 시상대 소식도 기대하고 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임희정의 흔들림 없는 걸음이 필드 위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듯하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매일이 새롭고, 매 샷이 또 다른 시작임을 증명하는 그녀의 도전은 잠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