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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특사 쇼이구 다시 평양행”…북러 정상급 급박한 조율→파병 논의 파장
정치

“푸틴 특사 쇼이구 다시 평양행”…북러 정상급 급박한 조율→파병 논의 파장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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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세 번이나 평양의 문을 두드린 한 인물이 있다. 러시아의 안보 사령탑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뜻을 안고 또다시 북한을 찾았다. 그의 얼굴은 비밀스럽고도 단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누게 될 말들의 무게를 짐작게 했다.  

 

숱한 외교적 현장에서 단련된 이 베테랑은 이미 석 달 사이 세 번째이자 불과 13일 만에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북러 양국이 오래 쌓아온 신뢰, 그러나 이처럼 짦고 굵은 만남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건 누군가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러시아 언론은 "푸틴 대통령의 특별 임무"를 명확히 전했으나, 그 진짜 의미는 아직 베일 뒤에 머물고 있다. 다만 지난 방북 때 논의된 쿠르스크주 복구 사업이나 북한군 참전 기념 조치의 후속 담론만으론 이 급박한 왕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푸틴 특사 쇼이구 다시 평양행
푸틴 특사 쇼이구 다시 평양행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중동 정세,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북러 정상의 당면한 상호 조율을 필요로 했을 것이라고 짚는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의 공격적 움직임은 북한에 또 다른 위험을 드리운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란, 러시아, 북한 모두에게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가 있다"며 급박한 상황을 감지하는 듯한 설명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도 교차로 거론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초청한 만큼, 정권의 성취를 과시하고 혁혁한 역할을 부각할 최적의 시점을 도모하는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동당 창건 80주년 이전에 북한의 기여를 최대한 홍보하려 할 것”이라며 전략적 방러 준비의 기류를 읽었다.  

 

그러나 전략적 대화 이면에는 파병 보상을 둘러싼 이견이 감돌고 있다. 쇼이구 서기라는 푸틴의 최측근이 거듭 평양을 찾은 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가 내놓은 반대급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더해진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파병의 대가 이행과 관련해 양측에 입장 차가 발생했다"며, 북러 관계의 권력 구도에도 미묘한 균열이 형성될 여지를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역시 "북한이 파병까지 했으나 그만한 보상이 이뤄졌는지는 민감한 부분"이라는 해설을 내놨다.  

 

쇼이구 서기와 김정은 위원장의 이례적 빈도회담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흐름을 더욱 긴장시킨다. 북러 양국의 현장 조율이 심화될수록, 국제 무대가 이 영향을 어떻게 체감할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 당국은 북러 정상급 소통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지역 안보 재편에 대응할 방침을 고심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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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구#김정은#푸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