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본색”…쿠에바스, 삼성 상대 또 완벽투→kt 10-3 완승 견인
경기 전 분위기는 약간의 긴장과 기대가 묻어났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의 눈빛이 그라운드를 압도했고, 삼성 타선의 기세는 이내 잠잠해졌다.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때, 관중석에서는 실망과 탄식이 교차했다.
프로야구 202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맞대결이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졌다.

홈팀 삼성은 이날도 ‘천적’ 쿠에바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초반부터 삼성은 공격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7이닝 동안 안타 4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불안함 없는 투구 리듬과 경기 운영이 돋보였고, 볼넷과 사구 역시 단 2개로 최소화하며 흔들림 없는 피칭을 이어갔다.
이에 kt 타선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8회초까지 kt 선수들은 장단 10점을 집중시키며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반면, 삼성은 8회말 3점을 추격하며 영패를 모면하는 데 그쳤다.
kt의 선발 쿠에바스는 이날 마운드에서 팀에 귀중한 시즌 3승째를 선사하며, 이 중 2승을 오로지 삼성만 상대로 따냈다.
유독 삼성전에 강한 쿠에바스의 기록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전체 평균자책점이 5점대임에도, 삼성전에서는 0.69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거둔 55승 중 10승을 삼성전에서 쓸어 담아 또렷한 ‘천적’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21년 정규리그 1위 결정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삼성전 강세를 입증한 기억이 이날 또다시 되살아났다.
이처럼 삼성에게 이상하리만치 강한 선수를 주목하는 시선이 꾸준히 이어진다. SSG 이지영은 시즌 전체 타율이 0.247임에도 삼성전에서는 0.476이라는 격차를 보였다. KIA 김태군 또한 삼성전에서 시즌 첫 홈런 포함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두 선수 모두 시즌 홈런 1개를 삼성에게서 뽑아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삼성만 만나면 말 그대로 다른 팀으로 변신하는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까지 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과거 니퍼트에게만도 20승 2패라는 극심한 열세를 반복하며, 쿠에바스 앞에선 무력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다시금 중위권 순위 싸움에서 한 발 뒤처졌다. 이번 시즌 남은 일정에서 쿠에바스의 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 주 삼성은 선두권 팀들과 연속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 미묘하게 드리운 긴장과 바람, 그리고 팬들의 묵직한 기다림은 여름 중반의 시간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번져간다. 202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또 다른 맞대결은 일요일 저녁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