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인가 혁신인가"…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윤어게인' 두고 TK에서 정면 대립
당내 통합과 혁신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재점화됐다.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후보가 ‘윤어게인’과 탄핵 논란을 놓고 격돌하며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TK 당원들의 표심을 두고 각 후보의 메시지가 극명히 갈렸다.
이날 행사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전통적으로 높은 당원 비중과 투표율을 기록하는 곳인 만큼, 각 후보는 대여 투쟁력을 부각시키는 한편 당내 통합과 쇄신 중 어느 쪽에 방점을 찍을지 놓고 속내를 드러냈다. ‘반탄’(탄핵 반대) 진영의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당내 분열을 우려하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찬탄’(탄핵 찬성) 진영의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과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별, 그리고 인적 혁신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문수 후보는 “우리 당 국회의원 107명이 더는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 총통은 4년 연임제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할 것”이라며, “이재명 독재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손을 잡고 반이재명 독재 투쟁을 전국에서 전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극좌 테러리스트”라는 강한 표현을 써가며, “반미, 친북, 극좌, 반기업 부패 세력에 맞서 당 내부가 단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동혁 후보는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탄핵을 반대했던 당원을 '극우', '혁신의 대상'으로 매도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당의 결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 후보는 “분열을 막고 이재명 대통령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직접 겨냥, “보수의 심장이라 외치지만 극단적 선동가 앞에선 굽실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에도 법치주의를 저버리고 ‘윤어게인’에 집착하는 극단 세력으로선 당원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후보 역시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음모론, ‘윤어게인’을 외칠수록 당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며, “이제는 훼방꾼을 몰아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읍참마속의 각오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입장을 달리했다.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찬탄파에 대해 “당 안에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가 있다”며 ‘내부 화약고’ 위험을 지적했다. 반면, 김근식 후보는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과 우리 당을 분리하고 스스로 변화할 때 단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TK 합동연설회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통합’과 ‘혁신’이라는 두 축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드러낸 자리였다. 이에 따라 다음 당권 경쟁 및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노선과 전략의 재정립 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기점으로 당내 헤게모니 다툼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노선 차이가 뚜렷하게 표출된 행사였던 만큼, 다음 회기에서 당의 쇄신과 통합 방향에 대한 본격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