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 몰려드는 중국의 물결”...K-뷰티 의료관광 폭발→1조 시대 거센 진입
유리병처럼 맑아진 봄, 인천국제공항은 붉은 여행 가방을 끄는 중국 관광객들로 끝없이 이어졌다. 그들의 목적지는 명동도 청담동도 아니었다. 바로 대한민국 피부과 전문의의 따스한 미소와 섬세한 손길, 그리고 K-뷰티의 진면목이 깃든 시술실이다. 빛나는 얼굴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은 이방인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와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단 한 달간 외국인의 한국 의료 소비는 1,877억 원을 기록하며 전례 없는 정점을 찍었다. 그중 55.1%는 피부과, 25.3%는 성형외과 소비로 분류됐다. 특히 외국인의 피부과 지출은 1,034억 원으로 단숨에 1,000억 고지를 밟았다. 중국 관광객의 1인당 피부 시술 단가는 6년 만에 세 배가량 뛴 249만 원으로 집계되며, 한 번의 시술에 청춘과 자신감을 거는 이방인들의 결연한 태도를 보여줬다.

중국은 전체 소비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으며, 미국과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태국에서 온 손님들 역시 높은 지출 의지를 과시했다. 홍콩과 대만 관광객은 각각 150만 원, 137만 원대의 시술 단가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무난히 차지했다. 필연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챙기는 손길도 바빠졌다. 신민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의료 관광 특수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보툴리눔 톡신 등 K-뷰티 의료 시술 기업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 주요 보툴리눔 톡신 기업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세계 미용 의료 시장에서 소리 없는 각축을 이어갔다. K-뷰티와 첨예하게 맞물린 한국의 의료관광 산업은 한 층 견고해진 체험과 만족, 신뢰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다채로운 국적의 관광객들이 활기를 더하는 한국의 미용의료 시장 현장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못지않은 변화와 반전으로 가득하다. 앞으로도 중국 단체 관광객의 대규모 무비자 방문 여부에 따라 K-뷰티 시장의 활력이 더욱 고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