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DMZ의 침묵 위에 피어난 생명”...인제군, 30년 기록 사진전→평화 염원 눈길
정치

“DMZ의 침묵 위에 피어난 생명”...인제군, 30년 기록 사진전→평화 염원 눈길

신도현 기자
입력

강원도 인제군이 DMZ를 품은 평화의 공간으로 꽃피우고자 마련한 ‘DMZ 생태사진전’이 기적의도서관에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전쟁의 잔혹함과 냉전의 흔적이 남아 있는 분단의 최전선이지만, 한림대학교 겸임교수 전영재 작가는 30여 년에 걸쳐 기록한 사진을 통해, 그곳에 피어난 생명과 희망의 순간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철모에 핀 한계령 풀, 병사와 산양이 마주한 풍경, 인북천을 따라 자라는 천연기념물 수달과 야생화, 그리고 병사의 군화 옆에 조용히 숨 쉬는 작은 대암산의 식물들이 등장한다. 자연은 신음했지만, 세월 속에서 전쟁의 상처를 타고 자라난 생명들이 여전히 강한 생태계의 뿌리를 드러낸 듯, 한 장 한 장 사진마다 평화의 메시지가 배어 있다.  

DMZ의 침묵 위에 피어난 생명
DMZ의 침묵 위에 피어난 생명

천연보호구역 향로봉의 겨울 산양, 하늘다람쥐와 수리부엉이, 노루와 고라니의 사계절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반도를 가로지른 분단의 아픔 너머, 휴전선 위에 꽃피워진 생태의 기적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가 광복 80주년과 정전협정 72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의 씨앗이 군민, 군 장병, 그리고 인제를 찾은 모든 이의 마음에 심어지길 바라는 뜻이 녹아들었다.  

 

전시 관계자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되살아난 자연의 모습을 보며 DMZ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평화로 가는 발걸음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제군의 이번 생태사진전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지며, 지역민과 방문객들에게 한반도 분단의 경계를 넘어 자연에서 길어올리는 평화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DMZ 생태사진전은 6월 26일까지 인제군 기적의도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군민과 군 장병, 관광객 모두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가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 조성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주목된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인제군#전영재#dmz생태사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