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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도 손 잡아야”…정청래, 민주당 원로 고문단 쓴소리 속 개혁 속도·협치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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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도 손 잡아야”…정청래, 민주당 원로 고문단 쓴소리 속 개혁 속도·협치 해법 모색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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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노선과 개혁의 속도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민주당 출신 원로 정치인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상임고문단 초청 간담회를 열고, 강한 개혁 드라이브와 당정 협치의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 임채정, 정세균, 문희상, 박병석,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여권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 대표가 내건 ‘전광석화 식’ 강력 개혁 기조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원만한 당정 관계와 개혁의 ‘과유불급’을 우려하는 고언이 쏟아졌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윤석열 정부 파멸 근저에는 정치의 실종이 있었다”며 “당원이 아닌 국민 전체의 뜻을 받드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하며, “정치 자체가 붕괴한 상황에서 속도보다 균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개혁 과제의 필요성 못지않게, 개헌과 노동정책 등 미래 어젠다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해찬 전 대표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4년 중임제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다원화 같은 경제·노동개혁 과제는 민주당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치와 개혁 속도 조절에 대한 원로의 직언도 눈길을 끌었다. 이용득 전 의원은 “정치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으로 DJ(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악마와도 손을 잡으라’고 했다”며, “방향이 옳더라도 국민과의 소통, 속도 조절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남북관계 등 평화 어젠다에 관한 조언도 이어졌지만, 정동영 전 장관은 “민주당과 정부가 ‘평화적 두 국가 체제’로의 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대표는 상임고문단의 쓴소리에 대해 “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당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상임고문단을 정례적으로 모시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내란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망가진 민주주의와 경제를 다시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협치와 속도 조절, 국민 소통의 과제는 민주당 차기 전략 수립 과정에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원로들의 고언이 실제 당 운영과 정책 최우선 과제로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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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더불어민주당#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