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경옥·정지원 증인 불출석”…김건희 자본시장법 위반 재판, 법정 진실 공방 가속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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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을 둘러싼 의혹과 법정 진실 공방이 다시 불거졌다.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및 관련 재판에서 핵심 증인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법정에 불출석하면서 정치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0월 29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예정됐던 ‘문고리 3인방’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은 두 증인이 불출석 사유서조차 내지 않고 출석하지 않아 무산됐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신문을 다음 달 14일로 재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유경옥 전 행정관은 앞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측에서 전달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유 전 행정관은 해당 명품 가방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줬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정지원 전 행정관 역시 전성배씨의 휴대전화에 '건희2'라는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로, 김건희 여사 측이 관련성을 강조해 왔다.

 

이날 오전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전성배씨의 처남 김모씨가 물증 전달 경위를 진술했다. 김씨는 전씨 지시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김 여사 자택에 방문해 “물건을 전달한 적은 있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심부름만 했기에 무엇을 줬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고, “전달 상대가 유경옥 전 행정관이었다는 사실도 당시에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전씨 법정 진술에 따르면 샤넬 가방 2개와 목걸이를 모두 증인을 통해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유 전 행정관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매형(전씨) 지시로 누구에게 전달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누구였는지’에 대해선 “요즘에서야 알았다. 당시엔 몰랐고,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그 분이 유 전 행정관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또한 김씨는 지난해 전씨 지시에 따라 김건희 여사 측에서 물건을 돌려받았다고 인정했으나, “어떤 건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당시 돌려준 사람이 유경옥 전 행정관이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여자는 여자였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실 인사 청탁 메시지도 공개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름과 근무 희망부서가 함께 언급됐으며, 인사수석실이나 의전비서관실, 정무수석실 등 부서명이 포함돼 있었다. 특검팀은 “2022년 4월 전성배씨가 피고인이 쓰던 휴대전화로 8명에 대해 대통령실 행정관에 임명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고 김씨에게 물었고, 김씨는 “당시 선거 끝나고 고생한 사람들 챙긴다는 말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고 진술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진술 불일치와 핵심 증인의 반복 불출석이 공방을 키우고 있다. 여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다음 달로 예정된 유경옥·정지원 전 행정관의 증인 소환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증인 재소환과 추가 신문을 예고하며 다음 기일을 잡았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명품 수수 및 인사 청탁 여부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갈 방침이다. 향후 재판 일정과 추후 증언에 따라 김건희 여사 및 대통령실을 둘러싼 파장은 한층 확산될 전망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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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유경옥#서울중앙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