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창가를 부르게 하라”…전남 영암, 광복 80주년 맞아 항일 정신 계승 공연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예술 공연이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펼쳐진다. 지역사회와 시민단체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며 ‘우리 唱(창)가를 부르게 하라’를 주제로 독립운동의 정신을 예술로 풀어내기로 한 것이다. 항일 운동의 상징이 된 1922년 영암보통학교 학생들의 동맹휴학 사건이 다시 주목받는다.
15일 오후 3시, 영암군은 한국트로트가요센터에서 공연단체 '더현음재'와 협력해 항일 정신을 기리는 무대를 개최한다. 공연 제목은 일제강점기 언어 탄압에 저항한 학생들의 첫 요구, '우리 창가를 부르게 하라'에서 따왔다. 1922년, 영암보통학교 학생들은 조선어와 창가 교육 보장을 주장하며 동맹휴학에 나섰고, 당시는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이날 무대는 창작동요 ‘반달’, ‘오빠생각’, ‘홀로아리랑’ 등 익숙한 곡들로 문을 열며,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으로 항일의지를 담는다. 이어 불교 승무를 재해석한 ‘쌍승무’, 조선 최초 의병장 양달사의 투쟁을 그린 1인 창극 '솟아라, 장독샘'과 판소리 '적벽가' 등 다채로운 전통공연이 이어진다.
특히 지전춤과 살풀이가 결합된 무대 ‘넋이 돼, 바람이 돼’는 이름 없이 스러진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전망이다. 정선옥 더현음재 예술감독은 "이 무대는 과거의 희생을 잊지 않고,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 이어가자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사회는 이번 공연이 영암지역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항일정신과 민족 자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행사를 기점으로 항일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이 재조명되면서, 행정과 교육계에서도 관련 프로그램 확대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은 이번 공연을 비롯해 광복 8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도 내년까지 주요 독립운동사 현장과 인물을 재조명하는 사업들을 잇달아 예고하며, 전국적으로 항일정신 계승 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