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트 승부처서 5점 폭발”…모리 유스케, 역전극→PBA 일본 남자 첫 우승
어깨를 짓누르던 긴장감, 그 가운데서 터져나온 투혼. 모리 유스케는 침착함과 집중력을 앞세워 일곱 번째 세트 승부처에서 폭발적인 5득점을 쏟아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쌓아온 경험과 갈증이 응집된 순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는 환호와 탄성이 뒤섞였다. 일본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PBA 투어 정상에 오른 감격의 순간이었다.
2025-2026시즌 3차 투어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PBA-LPBA 채리티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에스와이 소속 모리 유스케와 우리금융캐피탈의 엄상필이 세트스코어 4-3의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경기 초반에는 모리 유스케가 15-3, 15-9, 15-7로 세트를 내리 따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엄상필이 곧바로 8-15, 11-15, 1-15로 3세트를 만회하며 마지막 세트까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갔다.

운명의 7세트, 두 선수는 4-4 동점으로 맞섰다. 여섯 번째 이닝에서 모리 유스케가 2득점으로 한 발 앞서 나섰고, 이어지는 일곱 번째 이닝에서는 무려 5득점을 몰아치며 11-4로 결승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은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이번 우승은 모리 유스케의 2021-2022시즌 2차 투어 데뷔 이래 3년 10개월 25일 만에 이룬 첫 정상이다. 그는 35번 만에 찾아온 정점에서 1억원 상금을 손에 넣었고, 누적 상금은 1억8천650만원을 넘어섰다. 더불어, 투어 이벤트로 선수 이름으로 1천만원 상당의 쌀이 기부되는 의미 있는 결과도 함께 남겼다.
PBA 남자부에서 일본 국적 선수의 우승은 사상 처음이다. LPBA 여성부까지 범위를 넓히면 히다 오리에, 히가시우치 나쓰미, 사카이 아야코에 이어 네 번째다. 일본 3쿠션의 내리막에 희망을 더한 모리 유스케의 기록은 많은 현지 팬들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경기 직후 모리 유스케는 “아직도 꿈 같다. 2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이 늘 마음을 짓눌렀지만 드디어 목표를 이룬 것 같다”며 “이 실력이 진짜가 되도록 더 많은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장면 곳곳에 담긴 또 하나의 따뜻한 풍경은 스폰서 NH농협카드의 ‘장타 기부 이벤트’였다. 이번 결승을 포함해 PBA 남자부에서 총 2천936㎏의 쌀이 모였고, 모리 유스케가 31회를 기록해 최다를 차지했다. 기부된 쌀은 어린이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여전히 경기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PBA 리그는 오는 17일부터 같은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2라운드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츠의 땀방울과 나눔이 교차하는 한여름, 선수와 팬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