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내년 3월 가능성 커져”…국정원, 김정은 대화 의지 분석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 국가정보원과 정치권이 맞붙었다.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2025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한과 미국 간 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국정원은 서울 본청에서 열린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 회동이 불발됐으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대비해 다양한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 등 정보위 여야 간사는 “국정원이 김정은의 대미 대화 준비, 미 행정부의 대북라인 동향 분석 등 첩보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 내에서 미국 내 국제 및 대북 분야 인사들에 관한 정보 축적이 활발하다”며 “이는 북미 대화재개 준비 동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 핵 보유국 수사에도 미묘한 변화가 읽힌다”며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을 자제하며 발언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북측과의 만남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국정원은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중국·러시아 방문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한 정황이 파악됐다”며 “김정은이 대미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여건이 무르익으면 미국과 적극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관측을 두고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다. 일부 여야 위원들은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은 국제정세 흐름과 맞물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반면 “북한이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 개선하면서 미국과의 정상회담도 기민하게 노릴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미 정상 간 접촉이 본격적으로 논의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국정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북중 관계 강화에 이어 북미 회담 가능성이 높다”며 “정상 간 대화 재개를 다층적으로 준비 중인 징후가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정보위원회는 당면한 북핵, 북미 관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회와 정부는 향후 북미 회담 준비 및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한미공조와 대북정책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