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의 고백, 그림자와 목소리”…궁금한 이야기 Y, 사라진 소년의 시간→위험한 피싱 추적
누군가의 밝은 하루 뒤에 숨어 있던 긴 침묵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흐릿하게 스며들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중학생 시절부터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소리 없이 견딘 현수의 4년과, 그 너머에서 번지는 위험한 목소리의 그림자를 좇았다. 한순간 터져나온 소년의 고백은, 가족에게 지난 시간의 고통을 소리 없이 전하고, 이웃과 부모는 믿기 어려운 현장의 잔상에 아프게 사로잡혔다.
집에서 포착된 영상과 사진, 흉기를 들고 돈을 요구하던 익숙한 얼굴, 그리고 함께 자라온 동창생들이 남긴 폭행과 협박의 흔적까지. 현수는 중학교 시절의 작은 다툼이 무력한 4년의 괴롭힘으로 번졌다고 털어놓았다.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었지만 스스로를 구할 힘이 없었다”는 고백은, 소년의 방 안에 축적된 시간의 무게를 그대로 드러냈다. 가족은 등교길 끝에 학교폭력을 알렸지만, 되돌아온 대답은 ‘수학여행 이후에 조치하겠다’는 무기력한 약속뿐이었다.

소년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늘 나란히 걷는 일상에 갇힌 채 깊어가는 고통을 홀로 견뎌야 했다. 구조적 방임과 무관심이 내버려둔 소년의 암흑, 그리고 얼어붙은 손길을 따라 ‘궁금한 이야기 Y’가 침묵 속 진실을 더듬는다.
이야기는 또 다른 목소리로 확장된다. 수원의 노래방 사장 박씨는 연예인 이름을 내건 전화에 설렘과 경계를 동시에 안고 있었으나, 허탈히 남겨진 예약 자리에선 보이스 피싱 조직의 흔적만이 남았다. 배우 황정민, 남진 등 유명인의 이름이 노쇼 범죄의 미끼로 쓰이고, 빼앗긴 양주와 판매대금은 전국 곳곳의 자영업자를 울렸다. 제작진의 추적 끝에 드러난 건, 캄보디아에서 조직을 꾸리고 동일한 레퍼토리로 일상을 노리는 또 다른 범죄의 민낯이었다.
“저도 그 조직에 있었다”는 전직 조직원의 생생한 증언은, 일상이 순식간에 범죄의 목표가 되는 불안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명확히 짜인 시나리오, 전문화된 범죄 심리, 그리고 피해자들의 반복되는 신고 속에서 시청자는 위험한 세상에 맞서는 경계심과 연대의 필요성에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
현수의 침묵과 소년의 눈물에서, 그리고 가짜 목소리로 뒤덮인 일상 속에서 시청자는 섣불리 말하지 못하는 외침을 듣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6월 13일 금요일 밤 8시 50분, 폭력에 잠겨 있던 소년의 시간과 누군가의 목소리로 변장한 신종 보이스 피싱 범죄의 실체를 깊이 파헤친다. 비로소 시청자에게 묵직한 질문과 해답이 던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