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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고기”…박근형·장용·예수정, 외로운 만찬 속 반전의 순간→탄식과 여운 남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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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고기”…박근형·장용·예수정, 외로운 만찬 속 반전의 순간→탄식과 여운 남긴 이유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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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익숙한 거리지만, 박근형의 묵직한 발걸음이 스며든 골목에서는 다시 한 번 삶의 온도가 달라졌다. ‘사람과 고기’가 ‘영화가 좋다’를 통해 새로운 감정의 파동을 전하며 시청자들 곁을 찾았다. 장용, 예수정과 함께 펼치는 세 노인의 이야기는 잠시라도 따뜻한 식탁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꿈꿨던 마음을 소환했다.

 

영화 ‘사람과 고기’는 고기를 둘러싼 소박하지만 실존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돈이 없어 식사의 의미마저 조금씩 흐려지는 노인들은 폐지 줍는 일상 속에서 각기 다른 상처와 빈자리로 살아간다. 박근형이 연기한 ‘형준’은 외로움에 덧씌워진 도시의 그림자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비슷한 길 위에 남겨진 ‘우식’ 역의 장용, 그리고 ‘화진’을 맡은 예수정은 다른 듯 닮은 노인의 얼굴을 드러내며 관객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출처 : 해당 작품 포스터 이미지

이들은 어느새 연대의 테이블에 앉아 공짜로 고기를 먹으러 다니기에 이른다. 이유 있는 웃음이 스며드는 대신 언제 들킬지 모르는 불안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양종현 감독이 ‘킬미’와 ‘더 펜션’에서 보여줬던 노련한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 일상에 숨어있는 쓸쓸함과 소박한 환희를 견고하게 잡아냈다. 세 인물이 손에 쥔 고기의 온도는 사회적 단절과 경제적 약자의 아픔까지 덧입히며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 살아있음을 실감한 이들의 표정은 그 어떤 대사보다 진하고 깊게 묻어난다. 짧은 희망 끝에 덜미를 잡히는 이들의 삶은 관객들에게 어쩔 수 없는 탄식과 여운을 남겼다.

 

‘사람과 고기’는 다음달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가 좋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10분에 다양한 영화 이야기를 전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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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사람과고기#장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