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스태프 투자, 미흡한 결정 인정”…오경석 두나무 대표, 국정감사서 사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투자한 결정이 정치권에서 도마에 올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투자 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태 여파가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오경석 대표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우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미흡하고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합적으로 검토를 했지만 파악이 미흡했던 것 같다"며 투자 결정 과정의 허점을 인정했다.

두나무의 투자 대상인 메디스태프는 최근 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의 신상을 유포하고 비방이 이뤄지는 등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한지아 의원은 메디스태프 측이 복귀하거나 복귀를 검토하던 전공의에 대한 비방 게시글을 방치해 복귀를 어렵게 했다는 점을 집중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윤리 경영을 표방하는 두나무가 메디스태프에 투자한 것은 책임 있는 행보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시 한 번 투자 결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는 한편, "국내 의료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서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메디스태프를 이끄는 기동훈 대표는 블랙리스트 게시물 방조 혐의로 이미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오경석 대표는 "메디스태프 대표가 검찰에 송치된 사실을 알고도 43억원을 투자했냐"는 추가 질문에도 명확한 책임 소재와 투자 배경을 설명해야 했다.
정부 역시 메디스태프가 의정사태 장기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귀하고 싶어도 올라오는 악의적 글 때문에 병원 복귀를 망설인 전공의들이 많았다"는 질의에 "악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 두나무의 투자 결정과 메디스태프의 사회적 영향에 문제의식을 드러내면서, 의료계 관련 IT 플랫폼의 윤리성 검증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여야는 관련 후속 입법과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도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