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관광객에 입장료 부과”…이탈리아, 인플루언서 통제 강화
소셜미디어와 IT 플랫폼의 발달이 관광 산업의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 지역의 주민들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인플루언서 관광객의 급격한 유입과 환경 훼손, 사유지 침해 문제에 대응해 최근 현장 입구에 개찰구를 설치하고 입장료를 부과하는 조치까지 도입했다. 하루 최대 수천 명 이상이 몰리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가 지역 생태계와 주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자, 사적 자구책이 본격화된 것이다.
돌로미티 알토 아디제 알파인 클럽 회장 카를로 자넬라는 “사람들이 단지 인증 사진만을 위해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입장료 100유로 부과 등 강경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주요 촬영 명소인 세세다와 드레이진넨 등에서는 최대 5유로의 입장료가 현장에서 받고 있다. 이는 인플루언서 계정 차단 등 SNS 기인 이슈 해결 노력과 연동된다. 전 이탈리아 국가대표 스노보더이자 지주인 게오르크 라벤세르는 이번 조치에 대해 “도움을 청하는 외침”이라며, 지방 정부의 대응 한계 속에서 주민들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음을 밝혔다.
관광 플랫폼 사례는 돌로미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오스타 계곡 차량 진입 제한, 피에몬테 습지 주차 150대 한정, 브라이스 호수 접근 차량당 40유로 등 유료 통제 방식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지자체는 복장·행동 규제 범위도 넓혔다. 토스카나, 리구리아, 사르데냐 등에서는 수영복 차림이나 상의탈의 시 도심 내 최대 500유로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일부 해변은 인원 제한, 모래에 눕는 행위까지 금지되는 등 통제가 정교해지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법상 자연공원 자유 출입권은 보장돼 있으나, 개찰구와 입장료에 대한 명확한 규제 기준은 아직 부재하다. 현지 당국은 관리 인력 확충, 쓰레기 문제 개선 등을 강조하지만, 주민 불만은 여전하다. 유럽 전반에서도 관광객 모니터링을 IT 플랫폼과 연계하는 등 첨단 기술 도입과 규제 병행이 논의되고 있다.
IT 산업과 관광업계는 SNS·인플루언서 기반 인증 관광이 자연생태계, 주민 삶의 질 등 사회 전체에 책임을 유발한다고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이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한 실질적 책임 부여, 환경보전 연계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 적용이 ‘책임 관광’ 실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인플루언서 효용을 뛰어넘은 플랫폼 기반 관광이 사회·산업 구조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며 “결국 IT 기술, 관광 트렌드, 윤리와 제도가 균형을 맞춰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라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환경·행위 규제와 IT 플랫폼 연계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