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 금값 4,000달러선 박스권”…환율 강세에 국내 금값 김치프리미엄 지속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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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시세가 온스당 4,000달러선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금시세가 여전히 국제가를 상회하며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이 지속되고 있다. 2025년 11월 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금시세는 전일 대비 0.4% 하락한 1돈당 702,113원을 기록했다. 국제 금 기준가(692,224원)와 비교하면 약 9,80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달러 강세와 국내 환율 상승세, 그리고 실물 수요가 겹치면서 국내 금 가격 고평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35원으로 오르고, 유통시장에서의 실물 금 수요도 꾸준해 김치프리미엄이 일정 폭 유지되는 모습이다. 업계는 국제 금값이 4,010달러선에서 제한적으로 등락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환율과 수급 요인에 따른 독자적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분석] 달러 강세 속 국제 금값 4,000달러선 횡보…국내 금값은 김치프리미엄 유지(금값시세)
[분석] 달러 강세 속 국제 금값 4,000달러선 횡보…국내 금값은 김치프리미엄 유지(금값시세)

삼성금거래소는 “연준이 지난주 25bp 금리 인하 이후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며 “이에 따라 최근 금값 상승 모멘텀이 일시 둔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금 거래 부가가치세를 감면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국제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달러는 민간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3개월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 금값은 10월 고점(온스당 4,382달러) 아래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완화 발표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다소 회복된 점도 금값의 박스권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USA GOLD에 따르면 11월 3일 국제 현물 금가격은 온스당 4,024.77달러로 연초 대비 약 47% 상승했다. 중앙은행의 지속적 금 매입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 수요 유입이 배경이다. 올해 전 세계 중앙은행이 약 900톤을 순매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역시 국제 금값이 4,000달러선에서 지지력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금값의 김치프리미엄은 최근 국제시세가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다소 축소되는 추세도 엿보인다. 환율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일각에선 국제-국내 시세 격차가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정책, 달러 인덱스의 추가 움직임, 중국의 규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단기에 급등락에 휩쓸리기보다는, 장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통화정책, 환율, 중앙은행 매입 등 주요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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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환율#김치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