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들과 양호한 관계”…주한 중국대사관, 조현 외교부 장관 발언에 정면 반박
동북아시아 외교 구도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주한 중국대사관이 공개적으로 온도 차를 보였다. 조현 장관이 중국의 이웃 국가들과의 갈등 문제를 지적하자, 중국대사관이 “중국은 주변국들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4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조현 장관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겨냥해 “현재 중국은 주변국들과 모두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절대다수 주변국도 중국과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외교의 우선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현 장관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는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또 다른 문제”라고 발언한 데 대한 공식 입장이다.

조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에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며, 중국이 양자뿐만 아니라 역내 현안에서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길 원한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의 발언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국의 유엔 상설중재재판소 판결 불이행, 한국 서해상 구조물 설치 등 민감 현안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중국대사관은 이에 정면으로 항변했다. “중국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제, 국제법을 기반으로 한 국제 질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기초로 한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일관되게 확고히 수호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중한 양측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양국 관계는 좋은 출발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한중관계가 외교적 민감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했다. 조현 장관의 직설적 발언에 중국이 즉각 반응함으로써 양국 간 외교 신경전이 한층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중국은 한국 측과 양국 정상 간의 중요한 공통 인식을 착실히 이행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며 향후 양국 협력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조 장관의 발언 이후 양국 실무 채널에서 추가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앞으로 한중 양국의 협력관계 발전과 동북아 지역 안정 도모를 위한 정책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