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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만루홈런 폭발”…이재현, 잠실 첫 아치→삼성 역전승 견인
스포츠

“극적 만루홈런 폭발”…이재현, 잠실 첫 아치→삼성 역전승 견인

박진우 기자
입력

가벼운 미소와 함께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의 눈빛은 이미 각오를 품고 있었다. 숨죽인 순간, 젊은 유격수의 배트가 비상했고, 공 한 개가 서울 잠실구장을 뒤흔들었다. 홈런은 야구장에 모인 관중의 탄성을 한 번에 끌어냈다.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3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후반까지 양팀이 치열하게 맞서는 중 삼성 라이온즈가 9회 초 이재현의 만루홈런으로 6-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극적 만루홈런 폭발”…이재현, 잠실 첫 아치→삼성 역전승 견인 / 연합뉴스
“극적 만루홈런 폭발”…이재현, 잠실 첫 아치→삼성 역전승 견인 / 연합뉴스

경기 초반 두산 베어스가 앞서 나가며 3-2로 리드를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빠른 타선 운용으로 추격을 노렸지만, 좀처럼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해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환점은 9회 초 삼성의 마지막 공격에서 찾아왔다. 이재현은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다 대수비로 투입됐다. 앞서 두 경기에서 안타 없이 침묵했던 이재현은, 9회초 무사 만루의 중압감 속 타석에 섰다. 두산 박신지의 몸쪽 슬라이더를 정확히 잡아낸 이재현의 타구는 잠실 외야 스탠드로 향하며 역전 만루홈런이 됐다. 비거리는 115.4m였다. 이 홈런은 이재현의 시즌 8호이자 통산 41번째 홈런이며, 올 시즌 세 번째 만루포였다.

 

경기 후 이재현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 코치님이 몸쪽 공을 노리라는 조언을 해줬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고, 그 생각만으로 타격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잠실에서 홈런 치는 건 처음이다. 그동안 ‘잠실 홈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늘 크게 쳐서 기분이 특별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친구들과 선배들이 평소 농담처럼 ‘잠실에서 홈런 쳐봤냐’고 했는데, 마침내 해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은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단 점수는 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외야수가 멈추는 모습을 보고서야 홈런인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타격감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직구 타이밍이 자주 늦어져서 카운트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유리한 카운트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승리로 중위권 경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재현은 순위보다는 매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순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저는 아직 어리기에 형들을 따라 열심히 뛰면서 하루하루 이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역전승으로 시즌 후반 레이스에 동력을 얻었다. 다음 경기는 곧바로 이어지는 홈 시리즈에서 중상위권 팀과 맞붙는다. 중위권 순위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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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