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AI 실적 발표”…뉴욕증시, 지정학·지표 악재에 출렁 전망
이번 주(8월 4~8일, 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뉴욕증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압박과 인공지능(AI) 관련 주요 기업 실적 발표를 둘러싸고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 고조, 경제 지표 부진까지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8월 중순까지 뉴욕증시가 각종 정책 변수·기업 실적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31일 68개국과 유럽연합 등 69개 경제주체에 수정된 상호관세 서한을 발송하며 무역 압박 수위를 크게 높였다. 전체 26개국에는 15% 이상 고율 관세 부과를 통보했고, 캐나다에는 35% 관세를 8월 1일부터 즉시 적용했다. 나머지 국가에 대한 추가 관세 역시 8월 7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인도, 대만, 스위스 등 주요국과의 무역 협상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미중 간 관세 휴전 연장 여부도 뉴욕증시에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양국은 지난 5월 12일 제네바 협상에서 관세를 90일간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8월 12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다시 한 번 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 체결을 요구하면서 지정학 리스크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지난 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성 발언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
경기 흐름을 가늠할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5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7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앞서 7월 제조업 PMI(48.0)가 시장 전망(49.5)을 밑돈 가운데, 서비스업까지 부진할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동시에 확산될 수 있다. 7일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고용시장의 흐름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예정이다.
현재 뉴욕증시는 2분기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소속 331개 기업 중 82%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혼합 수익 증가율은 10.2%로, 6월 말 전망치(4.9%)의 두 배를 넘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은 AI 투자 효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왔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4일), AMD(5일) 실적 발표에, 코스트코·맥도날드(6일) 등 미국 소비 흐름을 보여줄 주요 기업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9월 말까지 약가 인하 방안 제출을 요구한 만큼, 이번 주 암젠(5일), 일라이릴리·길리어드 사이언시스(7일) 실적 발표에서 관련 입장 표명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S&P 500 지수가 최근 3개월간 11.3% 상승한 데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아리 월드 책임자는 S&P 500의 5,900선 조정을 언급했고, 프랭크 카펠렐리 캡씨서스 전략가는 '급등 뒤 숨고르기'를 예상했다. 다만 양측 모두 대형 성장주의 장기 보유 전략은 변함 없다는 의견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인사 발언 역시 시장 시선을 끈다. 6일 리사 쿡 연준 이사, 7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잇따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보스틱 총재는 최근 고용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는 "새로운 정보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 리스크, 경제지표 변수, 기업 실적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뉴욕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행보와 AI·테크 종목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일정과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실물 경기 흐름 등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