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당히 고평가된 듯”…파월 발언에 뉴욕 기술주 급락, 투자심리 냉각
현지시각 23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대 증시 지수가 기술주 약세에 따라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된 것 같다”고 밝힌 데다, 엔비디아(Nvidia)와 오픈AI(OpenAI)의 대규모 투자 구조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이번 조치들은 미국 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장 초반부터 미국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특히 고공행진을 이어온 기술주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쏠리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5%, 나스닥종합지수는 0.95%씩 모두 내렸다. 대표 기술주인 엔비디아는 3%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으나, 투자 구조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돼 매도세로 번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오픈AI 투자 구조의 ‘벤더 파이낸싱’ 리스크를 지적하며, “AI산업의 자기참조적 구조가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비스포크투자그룹은 “오픈AI가 미래 매출 확보를 위해 공급업체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 곧 거품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투자자 짐 차노스는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시장 예상을 초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A데이비슨 기술 연구 책임자는 “AI 투자의 유일한 창구가 엔비디아라는 인식이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 임의소비재 업종이 1% 넘게 하락한 반면 에너지 업종은 1.71% 상승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대형 기술주 중 브로드컴만 상승했고, 아마존과 오라클 등은 AI 투자 구조 논란의 영향으로 각각 3%대와 4%대 하락했다.
연준 내부 인사들의 정책 신호도 혼재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성장 둔화와 함께 금리 인하 전망을 내놓은 반면, 연준 부의장은 노동시장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속한 금리 대응 필요성을 제기해 방향성이 엇갈렸다. 9월 미국 서비스업과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예비치는 각각 전달 대비 하락해 경기 둔화 우려를 더했다. 특히 S&P글로벌이 발표한 서비스업 PMI는 53.9로 3개월 내 최저치, 제조업 PMI는 52.0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12월까지 연방기금금리 50bp 인하 확률이 77%로 높게 반영됐다. 변동성 지표인 CBOE VIX는 3.35% 올라 16.64를 기록, 투자자 경계감이 커진 상황을 보여준다.
뉴욕 현지 주요 매체들은 “기술주 거품 논란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AI 투자 구조의 신뢰 저하가 맞물리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AI 투자 열풍의 첫 시험대에서 기술주가 흔들리고 있다”고 평했다.
향후 미국(USA)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연준 정책 방향, AI 투자 관련 추가 검증의 영향에 크게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증시가 단기 변동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와 경기지표 흐름, 대형 기술기업의 투자 구조 변화가 향후 시장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도 최근 주가 고평가 논쟁과 AI산업 투자의 실질적 신뢰성에 대한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