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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홈런 신기록”…칼 롤리, 메이저리그 포수 새 역사→시애틀 9-4 중반기 질주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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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리글리필드에선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칼 롤리가 방망이를 높게 치켜드는 순간, 역사는 또 한 번 새로 쓰였다. 포수 롤리는 시즌 29번째 아치를 그리며, 오랜 전설의 기록을 완전히 넘어섰다.

 

21일 일리노이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컵스의 맞대결은 시애틀의 9-4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시애틀의 3번 타자이자 주전 포수인 칼 롤리는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29호 홈런 신기록”…칼 롤리, MLB 전반기 포수 최다포→시애틀 9-4 승리 이끌어 / 연합뉴스
“29호 홈런 신기록”…칼 롤리, MLB 전반기 포수 최다포→시애틀 9-4 승리 이끌어 / 연합뉴스

무엇보다 주목받은 장면은 롤리가 쏘아올린 시즌 29호 홈런이었다. 이는 1970년 신시내티의 조니 벤치가 세운 역대 메이저리그 전반기 포수 최다 홈런 기록 28개를 무려 54년 만에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벤치가 87경기 만에 달성했던 기록을 롤리는 불과 73경기 만에 뛰어넘으며, 올 시즌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롤리의 홈런은 개인의 커리어 하이를 넘어 시애틀 공격의 큰 획을 그었다. 상대 팀 에이스를 공략한 롤리의 홈런포는 팀에 결정적 우위를 안겼다. 이번 시즌 롤리의 여섯 번째 멀티 홈런 경기이기도 했다. 이는 2003년 하비 로페스가 세운 포수 한 시즌 최다 멀티 홈런(8경기) 기록에 성큼 다가선 결과이기도 하다.

 

경기 종료 후 칼 롤리는 구단 채널 인터뷰에서 “벤치와 같은 전설을 넘다니 믿기지 않는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고맙다”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실제로 시애틀 팬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역사를 목격했다”, “이제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시카고의 상징적인 명소 리글리필드에는 오랜만에 새미 소사가 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8년 66홈런으로 내셔널리그 MVP에 오른 전설의 홈런 타자 소사는, 컵스 명예의 전당 헌액을 앞두고 오랜 홈팬들을 다시 만났다. 소사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인공은 의심할 여지없이 칼 롤리였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번 승리로 시즌 중반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올스타 휴식기까지 22경기를 더 치를 시애틀은, 매 경기마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롤리와 함께 선두 경쟁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가끔은 역사적 기록도 한순간 감정의 폭풍 안에 스며든다. 기쁨과 전율, 그리고 기대가 교차하는 리글리필드는 그날만큼은 롤리의 이름으로 가득했다. 메이저리그 포수 신기록의 새로운 발자국은, 야구 팬들의 기억 너머 영원의 한 장면으로 남겨졌다. 2025년 6월 21일, 시애틀의 전설은 계속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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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롤리#시애틀매리너스#시카고컵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