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일본 관세 인하 압박”…현대차그룹, 美시장 경쟁 심화→협상력 시험대
유럽연합(EU)이 일본에 이어 미국 자동차 수출 관세를 15%로 낮추는 합의에 성공하면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한층 거센 경쟁 환경과 불확실성 앞에 직면했다.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재편 속에서 관세 정책은 시장 지위와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했으며, EU·일본 등 주요 경쟁국의 선제적 협상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외 전략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이번 관세 인하 합의로, 미국 내 EU산 자동차에도 15%라는 낮은 관세가 적용된다. EU는 독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경쟁기업의 본거지일 뿐 아니라,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384억유로(약 60조7천억원) 규모의 완성차를 미국 시장에 수출했다는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미국 현지 판매에서 수입 비중이 큰 폭스바겐(80%), 현대차·기아(65%), 벤츠(63%) 등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더욱이 이번 EU의 관세 인하는 영국의 한발 앞선 인하에 이어, 일본과의 무역협상에 힘입어 대규모 대미 투자 인센티브가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동향을 긴장감 있게 주시하며, 정부의 협상능력과 전략적 접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확대 등 실질적 지렛대를 바탕으로 한 협상안의 제시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 경쟁력이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복합적 협상력과 정책 대응력에 의해 좌우될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이 연이어 관세 장벽을 낮추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유연하면서도 과감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향후 정부의 전략과 업계의 대응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입지에 결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