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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2루타 2방”…이정후, 샌디에이고전 멀티히트→팀 역전승 견인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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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했다. 오라클 파크를 가득 채운 관중 속에서 이정후가 하늘을 응시할 때마다,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에는 다시금 활력이 감돌았다. 52일 만에 장타 멀티히트와 역전 결승포까지, 이정후는 오랜 침묵을 깨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빛냈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진행된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짙은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정후는 이날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특히 2루타 2개로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행운의 2루타 2방”…이정후, 샌디에이고전 멀티히트→팀 역전승 견인
“행운의 2루타 2방”…이정후, 샌디에이고전 멀티히트→팀 역전승 견인

경기 초반 샌프란시스코는 0-2로 뒤지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타선은 조심스러운 분위기였고, 팽팽한 긴장감이 오라클 파크 구장 전체를 감쌌다. 그러나 1회말, 이정후는 닉 피베타의 커브를 공략해 방향을 바꿨고, 타티스 주니어의 아쉬운 수비에 힘입어 2루까지 내달렸다. 당초 안타와 실책이 병행된 상황이었으나, 이후 공식 기록은 2루타로 정정됐다. 2회초 수비에서도 이정후는 타티스 주니어가 날린 깊은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를 자아냈다.

 

6회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도 이정후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5로 뒤진 가운데 두 번째 2루타를 터뜨리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고, 상대 수비의 혼란을 놓치지 않고 재치 있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맷 채프먼의 투런포 때 이정후는 득점까지 올리며 분위기를 구단 쪽으로 돌렸다.

 

기세를 올린 샌프란시스코는 7회말 동점을 만들어냈고, 1사 2·3루 결정적 순간에 다시 한 번 이정후가 등장했다. 이정후는 불펜 제이슨 애덤의 초구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쪽 희생타를 기록하며 결승점을 안겼다. 이날 이정후는 타격뿐 아니라 수비, 주루까지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경기 종료 후, 이정후는 “팀이 필요할 때마다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승리에 힘을 더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장 안팎에서는 팬들의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다.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흐름을 바꾼 영웅’이라는 찬사가 빗발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33승 34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판도 속에서 새로운 반전 기회를 잡았다. 다음 홈경기에서 샌디에이고와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고요히 뻗어가는 야구장의 밤, 관중의 박수와 함께 이정후의 의지가 다시금 발걸음을 이어갈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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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샌디에이고파드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