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망고 중국 첫 수출”…경제 동맹 새 전환점→인도와 외교 구도 변화 촉발
비 내린 아침, 다카 국제공항에서는 차분한 공기마저 두 나라의 새로운 동행을 예감하는 듯했다. 방글라데시 땅에서 첫선을 보인 망고가 중국행 하늘길에 오른 순간, 수백 개 상자에 담긴 향기로운 열대의 기억과 함께 또 다른 협력의 미래가 실려 나갔다. 야오원 주방글라데시 중국 대사와 양국 정부·무역업계 인사들은 이 상징적인 선적 현장에서 경제적 동맹의 확장을 담담히 축하했다.
망고의 중국 수출은 단순한 과실 거래를 넘어, 최근 급변한 남아시아 외교 구도에서 의미심장한 회색선을 그린다. 1968년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마오쩌둥 중국 지도자에게 망고를 헌정한 이래, 이 과일은 중국에서 존경과 명예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고, 오늘에 와서 방글라데시 망고의 첫 중국 수출로 계승됐다. 외교의 해빙과 신뢰의 징표가 자연의 달콤함에 깃든 셈이다.

이번 협력에는 저변의 지정학이 자리한다.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지난해 반정부 시위 후 인도로 도피하며, 방글라데시-인도 우호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인도의 1971년 독립 지원 이래 유지돼온 양국 우호는 종교와 소수자 문제로 최근 차갑게 식었고, 방글라데시는 인도 대신 중국과 파키스탄 등 외교 다변화 노선을 절실히 모색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3월,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 고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농산물 무역 강화에 합의했고, 그 결과 망고의 첫 중국 수출로 실체화된 것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중국 판로 확보에 온 힘을 쏟았고, 경제협력의 물꼬를 이제 망고 한 상자에 담아 넓히는 중이다. 야오원 대사는 “유누스 최고 고문이 강조한 협력 정신의 결실”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더 많은 방글라데시 농산물이 중국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지정학적 균열 속에서 경제의 손길은 더 가까워지고 있다. 31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이끄는 300명 규모의 중국 투자단이 다카를 방문할 예정인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양국 경제협력의 물리적·상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현지 경제계는 망고 수출과 이 투자 사절단 방문이 방글라데시 농업·물류 기업, 관련 종목의 주가에도 새로운 파동을 불러오리라 내다본다.
지금 방글라데시와 중국은 한 송이 망고 너머, 농산물 교역과 거대 투자의 흐름 위에서 새로운 동반자관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인근 인도와의 불화, 중국과의 경제·정치적 접점 강화라는 두 갈래 흐름이 무엇을 새길지, 남아시아 경제·외교 지형이 이들의 결실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