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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사랑의 노래는 어떻게 상처를 스미게 했나”…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장 깊은 울림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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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사랑의 노래는 어떻게 상처를 스미게 했나”…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장 깊은 울림의 순간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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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설렘이 스며 있는 임영웅의 첫 음반은 저마다의 이별 앞에 선 이들에게 지난 시절의 아릿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한 소절씩 따라부르던 사람들의 가슴에는 임영웅의 목소리가 남긴 따뜻한 위로와 오래된 후회의 흔적이 남았다. 사랑을 떠나보낸 아픔, 용서는 아직 어려운 미련이 뒤섞인 시간 속에서, 이 노래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었을 상처의 그늘을 은은한 빛으로 비추어 주었다.

 

임영웅의 첫 정규앨범 ‘IM HERO’에는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담기며 그를 트로트 스타라는 틀에서 벗어나 올라운더 가수로 우뚝 세웠다. 110만 장 이상의 판매고와 더불어, 이 앨범의 심장부라 할 타이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발매 당시부터 단순한 이별 발라드를 넘어서는 감정의 진폭을 보여줬다. “너를 위해 해 줄 것이 하나 없어서 보내고, 네가 없이 사는 법을 알지 못해 순간순간을 울었다”라는 1절의 고백은 사랑을 보낸 이의 후회에서 시작해, 세월의 무게와 사회적 제약에 부딪힌 이들이 겪는 절망과 진심에 닿는다. 누군가에게는 연인, 또 다른 이에게는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 시간이 멈춘 가족의 한 순간이 투영되기도 했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임영웅/물고기뮤직

이어지는 2절에서는 “붙잡을 마음이야 없었겠냐마는 그때 난 부끄러웠다, 떳떳하게 일어나 널 다시 찾아갈 뜨거운 꿈만 꾸었다”는 내면의 독백이 펼쳐진다. 혀끝에 맴도는 후회, 그리고 오랜 미련 속에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인간적 내상을 임영웅은 절제된 호흡과 조심스러운 떨림으로 그려냈다. 그의 음색은 사랑과 그리움, 후회와 자책, 용서와 기다림이 겹쳐지는 층위를 품고, 듣는 사람은 자신만의 과거와 감정을 조용히 맞물리게 된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노래가 가진 이야기의 여백, 감정의 다층성으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임영웅은 직설적인 위로 대신 침묵과 여백으로 듣는이가 자신의 상처를 비춰볼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연인을 놓쳤던 어떤 이, 아이를 떠나보낸 부모, 잊지 못한 친구를 기억하는 이, 모두가 이 곡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시간이 흘러도, 임영웅의 목소리는 그 순간의 상처와 치유를 동시에 담아 세상을 다독인다. 아픈 기억을 안은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오늘도 부드러운 위로와 묵직한 감동으로 남는다. 그의 음악이 환기하는 기억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임영웅의 진심이 스며든 ‘IM HERO’ 앨범의 서사와 곡들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비롯한 명곡들이 남긴 감정의 결은 많은 이들의 삶 깊은 곳에 진한 울림을 더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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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다시만날수있을까#im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