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섬살이의 낯선 온기”…밤비·윤재근, 고요한 바다 위 추억→한밤 설렘 파문
탁 트인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섬에 다가서면, 낯선 이방인의 여정에 가슴이 먼저 설렌다. EBS ‘한국기행’은 밤비, 윤재근 등이 마주한 다섯 섬의 온기 속에서, 삶의 경계를 건넌 시민들과 그곳의 오래된 풍경, 그리고 소박한 먹거리와 미소가 뒤섞인 하루를 그려냈다. 해가 저문 한옥에 깃든 바람의 향기, 미역국이 퍼지는 새벽 부엌부터, 해남의 여름 피로를 내려놓은 만지도와 연대도의 바다 비빔밥, 선상 투어의 햇살까지. 각 섬에서 만난 여행자는 저마다의 배경을 안고, 섬이 내어준 손길과 음식을 천천히 받아들였다.
외달도의 밤비는 민박집 모자와 함께 미역을 해루질하고, 갯벌 낚싯줄을 던졌으며, 서툰 한식을 맛보는 낯섦 속에 섬살이의 민낯을 마주했다. 만지도와 연대도의 김경진은 바람결에 쉬었다. 에코 아일랜드의 싱그런 길을 걷다 보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섬의 품이 지친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삽시도의 세 친구 박철순, 김정희, 김유진은 대천항에서 손에 손을 잡고, 바지락과 산 게로 식탁을 채웠다. 깊어진 우정과 잊을 수 없는 풍광, 호박과 삼치, 계절의 맛이 그들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했다.

대청도의 윤재근, 서미나는 거칠 것 없는 바람과 발아래 펼쳐지는 기암절벽의 장엄함, 그리고 홍어 명인의 솜씨가 어우러진 저녁상에서 모든 표정을 내려놓았다. 취재진은 정지영의 손길에서 배어나는 오랜 시간과 대청도만의 색을 조용히 담아냈다. 또, 비진도에서는 사진작가 김재욱의 자유로운 무계획 여행이 펼쳐졌다. 몽돌해변과 미인 전망대, 그리고 광어 물회로 시작된 하루는, 문영일 부부와 패들 보트를 타는 순간까지 자연스러움 속 기쁨이 스며났다.
방방곡곡, 각각의 섬마다 책장처럼 넘겨진 소박한 이야기가 쌓여갔다. 낯선 침묵도, 소란한 미소도, 고단함도 결국 섬이라는 품 안에서 이웃이 돼 흐른다. 도시의 무료함을 잠시 잊게 하는 섬살이의 온기는, 서늘해진 밤공기와 함께 시청자 마음 구석을 물들인다. EBS ‘한국기행–섬에서 하룻밤’은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매일 밤 9시 35분, 바다를 건너온 온기와 설렘의 순간들을 안방까지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