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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휴전 신호…뉴욕증시 급등, 나스닥 반전→브렌트유 약세로 시장 숨돌려”
국제

“이스라엘·이란 휴전 신호…뉴욕증시 급등, 나스닥 반전→브렌트유 약세로 시장 숨돌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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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금융가에는 새벽 공기가 아직 채 걷히지 않은 새날, 그곳 거래소의 울림은 중동 하늘에 머물던 불안마저 잠시 잊은 채 기지개를 켠다. 6월 16일, 미국 뉴욕증시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무력 충돌 국면이 단숨에 휴전 기대감으로 전환되며 이례적인 반등을 기록했다. 전일만 해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증오와 우려 속에 1.8%나 내렸지만, 이날은 0.75%(317.30포인트) 치솟으며 42,515.0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0.94%(56.14포인트) 올라 6,033.1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2%(294.39포인트) 상승해 19,701.21로 환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상승세의 배경에는 긴 미로였던 중동의 맹렬한 기류가 잠시 잦아드는 조짐이 작용했다. 이날 이란이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휴전 의사를 간접 전달했다는 소문이 월스트리트를 관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만약 미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의 핵협상 테이블로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아랍 각국 당국자들에 밝혔음을 보도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걸프지역 국가들을 통해 미국 행정부의 영향력을 이용, 이스라엘과의 화해를 도모해달라 요청한 사실을 전했다. 전장은 균열을 남기고 있지만, 전쟁의 그림자는 조금씩 빛을 내주려는 듯하다.

나스닥 1.5% 상승…이스라엘·이란 휴전 기대에 브렌트유 1.4% 하락
나스닥 1.5% 상승…이스라엘·이란 휴전 기대에 브렌트유 1.4% 하락

우려와 공포에 움츠렸던 투자심리는 이내 용기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대형 기술주들은 시장 반등의 선두에 섰다. 테슬라 주가는 1.17% 올랐으며, 엔비디아는 1.92%, 구글도 1.17% 상승했다. 메타플랫폼은 자사 메신저 ‘왓츠앱’에 광고가 도입될 것이라는 소식에 2.9%의 탄탄한 상승세를 보였고, US스틸은 일본제철의 인수 건이 승인되며 장중 5.1% 뛰어올랐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도 중동 휴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한때 무력 충돌로 폭등한 흐름을 뒤로하고, 이날은 배럴당 73.23달러까지 1.35% 내렸다. 수면 아래 도사리던 불확실성이 잠시 옅어진 풍경이었다.

 

투자자들은 이제 다시 중동 긴장 완화가 세계 금융시장의 위험 심리에 어떤 무늬를 남길지, 또 다음 주 예정된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발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눈을 떼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안도하는 한편, 새로이 유입될 뉴스들에 경계심도 놓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사회는 일시적 평온에 한숨을 돌리는 듯 보이지만, 곳곳에 도사린 불안정성은 여전히 무게감 있게 흐른다. 뉴욕의 푸른 새벽, 시장은 또다시 세계의 운명을 조용히 가늠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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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이스라엘#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