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차트 신화 직전”…아파트 31주 파도 속 BTS·싸이 흔들다→새 전설의 서막
달빛 아래 펼쳐졌던 ‘아파트’의 무대는 로제의 담담한 목소리와 무심한 듯 흐르는 긴장, 그리고 오랜 기다림과 함께한 희망으로 가득했다. 차트 진입이라는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 끝에서 로제는 단 한 번도 흔들림 없는 존재감으로 팬들의 가슴을 동시에 뛰게 만들었다. 곡이 흐르는 내내 숫자가 더해지는 그 짧은 순간들을 함께 지켜본 이들은 밤마다 새로운 역사의 테두리를 짙게 새기고 있었다.
블랙핑크 멤버이자 솔로 아티스트인 로제는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나란히 내놓은 ‘아파트(APT.)’로 또 한 번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특별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완성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는 31일 자 ‘핫100’에서 28위 자리를 지키며 31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이는 이전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를 뛰어넘는 수치이자,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선 유일무이한 대기록이다.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는 드문 흐름 속에서 ‘아파트’는 차분히, 강렬하게 자신만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기록은 ‘아파트’가 K팝 여성 가수 사상 최고 순위 3위에 2주 연속 자리했던 점이다. ‘핫100’에서는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후(WHO)’가 33주,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32주,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로제 ‘아파트’가 동일하게 31주를 기록하며 K팝 최장 진입 경쟁의 주인공들이 됐다. 로제의 첫 솔로 앨범 ‘로지’ 역시 24주 연속 ‘빌보드 200’에 기록되며 두터운 팬심 위에서 164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BTS) 진의 존재감도 빛을 발했다. 진은 두 번째 미니앨범 ‘에코(Echo)’의 타이틀곡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로 ‘핫100’ 90위에 재진입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진면목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역대 곡들에 이어 이번에도 ‘빌보드 200’ 3위에 오른 ‘에코’는 전작 ‘해피’의 4위를 넘어 자신만의 기록을 세웠다.
K팝 아티스트들의 세계 시장 흡수력은 식지 않았다. 보이넥스트도어가 미니 4집 ‘노 장르(No Genre)’로 ‘빌보드 200’ 62위에 진입한 데 이어, 미국 컨트리 뮤지션 모건 월렌,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테이트 맥레이가 ‘핫100’ 정상을 차지하는 등 컬러풀한 글로벌 차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영국 밴드 슬립 토큰의 새 앨범과 미국 싱어송라이터 알렉스 워렌의 성적까지 모두 합쳐, 각 나라별 대표 아티스트들이 뜨거운 물결을 주도했다.
로제는 자신이 남겨 온 수많은 기록 위에 다시 새로운 숫자를 새기며 K팝 여성 아티스트의 최고 도전 주자가 됐다. 치열한 계절을 맞이한 팬들의 박수와 희망, 그리고 담담한 듯 결연한 로제의 눈빛이 만들어내는 서사는 전설로 새겨질 또 한 번의 여운을 남긴다. 매주 새로 쓰여지고 있는 빌보드 메인 차트의 기록은 올해도 쉽게 식지 않는 열기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변치 않는 꿈과 도전의 여운은 이제 또 다른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차트에 묵직한 흔적을 남기고 있는 로제와 방탄소년단(BTS) 진의 이야기는 오는 시즌 K팝 메인 스트림의 무게감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