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독점은 발전 저해”…조국, 호남서 ‘정치 경쟁’ 부활론 강조

여권 일당체제가 뿌리내린 호남 지방정치에 정면으로 도전한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국혁신당이 전국 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조국 전 위원장은 전남·전북을 잇따라 방문하며 민주당 중심 구조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책 경쟁 실종의 구태정치에 맞서겠다는 발언에 지역 정치권도 술렁였다.

조국 전 위원장은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메기가 돼 전남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중심의 안방 정치를 도민 중심 민생정치로 혁신하겠다”며 조국혁신당이 지역 정치에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겠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정부 곳곳의 내란 세력을 뿌리 뽑겠다”고 밝히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을 0명,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강경한 목표를 제시했다.

전북도의회에서 진행된 두 번째 간담회에서 조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만든 경쟁·정책·책임 실종의 정치를 퇴장시키겠다”고 선포했다. 이어 “혁신당의 인물·비전·민생 경쟁으로 전북 정치를 뜨겁게 만들겠다”며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방분권 정신을 언급하면서 “일당 독점은 전북 정치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후보들의 발언도 주목됐다. 신장식 의원은 “민주당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남 정치 운동장을 독점하게 둬서는 호남 민주주의 발전은 어렵다”, “호남 정치의 혁신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조국혁신호의 수석항해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춘생 의원은 “제주와 세종은 균특회계 재정이 별도 편성돼 있지만, 전북은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의 미온적 행보를 질타했다. 임형택 익산시공동지역위원장은 “경쟁 없는 정치는 발전도 부패도 막지 못한다. 오래된 민주당의 독점 구조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 성 비위 이슈도 언급됐다. 조국 전 위원장은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제도적 개선은 다 이뤄졌다. 현재 원내 어느 정당보다 제도적 구비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이어 “여러 번에 걸쳐 사과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와 문화를 혁신했다. 대표로 선출되면 이런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호남권 유튜브 대담회에 참석했다. 오는 21일 부산 등 영남권에 이어 전국 순회 일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임 지도부는 23일 전당대회에서 공식 선출된다.

정치권은 민주당 중심 호남 정치에 대해 조국혁신당이 제기한 ‘정치적 경쟁’ 요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조국 전 위원장 등 지도부의 메시지가 총선 국면에서 호남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