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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부터 호수까지, 걷고 맛보는 하루”…충주 여행지가 주는 삶의 쉼표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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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는 점점 섬세해지고 있다. 누군가에겐 오랜 광산의 풍경이, 또 다른 이에게는 고요한 호수와 작은 카페의 창가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충주처럼 과거와 현재, 자연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얽힌 도시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요즘 충주시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SNS에는 환하게 빛나는 동굴 속 풍경, 호수 옆 감성카페의 인증샷, 테마파크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사진이 줄을 잇는다. 활옥동굴에서 투명 카약을 타며 동굴 호수를 유람했다는 가족, 봄볕 아래 충주호를 바라보며 조용한 커피 한 잔을 즐겼다는 여행자의 후기들도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취향대로, 나만의 속도대로 즐긴다’는 여행 풍경이 정착하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충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족 단위는 충주라바랜드에서 하루를, 연인과 친구들은 구옥,날다와 커피단월에서 풍경을 담는다. 남한강변 산책이나 중앙탑사적공원 방문처럼 조용한 시간을 선호하는 여행자도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감성 회복형 여행’이라 부른다. 한 카페 운영자는 “사람들은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로 충주만의 풍경과 맛을 즐기고 싶어한다”며 “모든 공간에 자연의 쉼표가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표현했다. 실제 기자가 활옥동굴을 찾아 신비로운 조명 아래 카약을 타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공간에서 진짜 ‘쉼’이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호숫가 카페에서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싶다”, “아이와 잠깐의 여행이 오랜 추억이 됐다”처럼 직접 다녀온 순간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다. 조각공원 산책로를 걸으며 “너무 북적이지 않고, 조용히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작고 사소한 여행지의 선택이지만, 충주에서의 하루는 저마다의 시간과 감정을 보듬는 방식으로 남는다. 어느 곳에서든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지금 충주가 사랑받는 이유다. 어쩌면 지금 이 여행은 누구나 겪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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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활옥동굴#충주라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