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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언더파 완벽 라운드”…안병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4위→시즌 세 번째 톱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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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언더파 완벽 라운드”…안병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4위→시즌 세 번째 톱15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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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와 함께 찾아온 긴장감 속, 안병훈의 샷에는 각오와 침착함이 담겨 있었다. 숲을 스치고 그린 위에 조용히 멈춘 볼 곁엔 숨죽인 환호가 감돌았다. 치열한 순간마다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안병훈은 또 한 번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며 이름을 남겼다.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이랜즈에서 펼쳐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은 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이벤트라는 상징성 속에서 막을 내렸다. 안병훈을 포함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총력전을 벌였고, 특히 한국 선수들의 선전 여부에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3언더파 완벽 라운드”…안병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4위→시즌 세 번째 톱15
“3언더파 완벽 라운드”…안병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4위→시즌 세 번째 톱15

안병훈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만을 기록하며 3언더파 67타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 25위에 머물렀으나, 이날의 집중력이 11계단 상승을 견인했다. 최종 합계 7언더파 273타를 기록, 공동 14위에 오르며 시즌 세 번째 톱15에 진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앞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8위, RBC 캐나다 오픈 6위에 이어 또 다시 PGA 투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결실이다. 매 홀 강약을 정확히 조절하고, 위기 구간마다 담대한 결단력이 빛났다. 2번 홀에서는 나무를 넘기는 과감한 샷 덕분에 버디를 만들어냈고, 6번 홀 파5에선 벙커샷 후 2.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14번 홀에서도 마지막 버디로 깔끔한 마무리를 지어 보였다.

 

반면, 김주형과 임성재는 각각 4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적어내며 각각 공동 45위와 공동 61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 모두 버디와 함께 난조가 겹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우승의 영광은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키건 브래들리가 차지했다. 브래들리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위닝 버디로 스스로의 통산 8번째 우승이자 올 시즌 첫 승을 일궜다. 준우승은 막판 파 세이브에 실패한 토미 플리트우드와, 마지막 칩인 버디로 순위를 끌어올린 러셀 헨리가 14언더파 266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도 12언더파 268타로 로리 매킬로이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경기 후 안병훈은 “보기 없이 버디만 기록한 데 큰 만족을 느낀다. 남은 시즌도 집중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시즌 후반 희망을 이어가는 그의 행보에 많은 시선이 모이고 있다.

 

다시 잔디 위로 붉게 번지는 아침 햇살처럼, 작은 성취 뒤편에 드리운 묵직한 의지와 여운은 오래도록 남았다. PGA 투어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대회로 향할 예정이다. 이날의 기록은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됐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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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트래블러스챔피언십#키건브래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