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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과 수십억 달러 계약에도 법인세 0”…스페이스X, 누적 손실로 세금 회피 논란
국제

“연방과 수십억 달러 계약에도 법인세 0”…스페이스X, 누적 손실로 세금 회피 논란

강예은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7일, 미국(USA)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연방 정부와의 20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에도 불구하고, 누적 영업손실을 이유로 실질적인 연방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실은 미국 내 세제 특례와 정부 계약 관행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내부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까지 기록된 누적 영업손실은 50억 달러가 넘는다. 2002년 설립 이후 적자가 이어져 2020년에 3억4천100만 달러, 2021년에는 9억6천800만 달러가 추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의 80% 이상이 미 연방 정부 계약에서 발생한 만큼, 스페이스X는 상당한 공공 재정 지원과 동시에, 손실 상계 등 합법적 세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왔다.

‘스페이스X’ 20년 연방 계약에도 연방 법인세 ‘0’…누적 손실 50억달러 상계
‘스페이스X’ 20년 연방 계약에도 연방 법인세 ‘0’…누적 손실 50억달러 상계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영업손실의 과세 소득 상계 시한을 폐지해, 대규모 적자 기업이 미래 이익에 대해 상당 기간 법인세를 면제받을 수 있게 한 제도가 이런 결과의 배경이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정부 계약 매출에 힘입어 고속 성장 중임에도, 세제 특례 덕분에 수년간 연방 법인세를 실질적으로 납부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해외 정부에는 48만3천 달러, 주 정부에는 7만8천 달러의 소득세만 지불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 국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뉴욕대 로스쿨의 그레그 폴스키 교수는 “스페이스X는 적자가 누적된 만큼 수년 동안 연방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상당한 이익이 발생해도 미리 쌓인 손실로 당분간 세금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영리 단체 ‘정부 감독 프로젝트’의 대니얼 브라이언 이사 역시 “해당 제도는 사업 초기에 어려운 기업을 위한 것이나, 고속 성장하는 스페이스X에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스페이스X의 비상장 기업 가치는 이미 3천500억 달러에 달하며, 2023년 74억 달러, 2024년 목표 155억 달러에 육박하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사업 매출 등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와 증시에서는 연방 정부 매출 의존도 및 세제 특례 존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스페이스X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이어갈 경우, 누적 손실 상계 종료 시점 이후엔 연방 법인세 부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링크 등 신사업 성과와 미국 당국의 조세 정책 변화 속, 스페이스X의 실질적 세금 납부 전환 여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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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일론머스크#스타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