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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0만9천888달러 돌파”…JP모건·ETF 자금, 달러 약세가 촉매→글로벌 위험 선호 증폭
국제

“비트코인 10만9천888달러 돌파”…JP모건·ETF 자금, 달러 약세가 촉매→글로벌 위험 선호 증폭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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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작은 숫자가 검은 전광판 위에서 또렷하게 빛난다. 2025년 5월 21일, 미국 뉴욕 월가와 세계 각국의 금융거래소는 새벽까지 숨 막히는 긴장과 환희로 가득했다. 비트코인은 드디어 10만9천888달러의 벽을 넘어서며 4개월 만에 다시 한번 신기원을 달성했다. 찰나의 순간, 전 세계 투자자들은 마치 한 시대의 변곡점과도 같은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미국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 단 한 시간 만에 2천달러 이상 치솟았고, 강한 매수세와 함께 역사적 고점을 새로 새겼다. 새벽녘, 10만9천888달러에 도달한 이 변동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복합적인 국제 정치·경제적 흐름, 새로운 제도적 환경, 그리고 시장 심리의 총합이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7분(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86% 오른 10만9천49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21일 세웠던 10만9천358달러의 기록마저 넘어선 값이었다.

비트코인 10만9천888달러 사상 최고…ETF 자금·달러 약세 힘입어
비트코인 10만9천888달러 사상 최고…ETF 자금·달러 약세 힘입어

최근 비트코인의 이러한 상승세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더불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확대와 예상치 못한 달러 약세의 조화 속에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 강화, 자금세탁방지 의무화 등의 주요 조항이 시장 내 혼란을 정돈하며, 가상화폐가 제도권 금융 수단으로 인식되는 토대를 다지고 있다. 또 텍사스주 하원이 비트코인·암호화폐를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보유하는 방안을 통과시키고,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 역시 고객의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기관의 진입 장벽이 무너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ETF(상장지수펀드) 역시 시장의 활력소다. 5월 19일 하루에만 6억6천740만 달러의 자금이 현물 ETF로 유입되며 투자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여기에 미국 달러의 약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가운데 비트코인을 새롭게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바라보게 하는 심리적 추동력을 더한다. 미국 내 재정적자와 부채가 누적되는 환경,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 투자 방향 역시 명확히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포착된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가 비트코인에 긍정적 신호라 평가했고,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도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강세 신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긴장과 열망, 그리고 새 시대에 대한 기대까지 뒤섞인 채, 비트코인 시장은 11만달러라는 또 다른 고지 앞에 서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조정의 여지도 늘 내포하고 있다. 미국 장기국채금리 급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단기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규제 환경의 변화, 제도권 유입, 달러 가치 변동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위험선호의 척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 등 세계 주요국 역시 가상자산 투자와 규제 동향, 자본 유입의 물결을 면밀히 관찰하며 다음 선택을 고심하고 있다.

 

이번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는 단순한 가격 경신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제도 혁신, 인간 심리와 기술 진보가 맞물린 거대한 파동임을 웅변하고 있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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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jp모건체이스#etf